산소탱크 폭발 원인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불이 나 82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환자 치료에 쓰는 산소탱크 폭발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병원 내 제대로 된 소방장치가 없어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라크 국영 INA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내무부는 바그다드 남동부 이븐 알하티브 병원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로 82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고 수습 업무를 맡은 이라크 민방위군 측은 "중환자실에서 불이 시작됐고 대다수는 대피 과정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뒤 연기를 마셔 질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중환자실은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치료하던 곳이다.
당국은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던 산소탱크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를 목격한 한 환자 가족은 "처음 폭발이 있은 후 불길이 순식간에 병원 전체로 번졌다"고 증언했다. 산소 중앙공급 설비가 없는 이라크 병원들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 옆에 산소탱크를 직접 가져다 놓고 사용한다. 이 때문에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하지만 부주의 했던 게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더욱이 원내 변변한 소방장치도 없었고 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는 천장 재질 탓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는 이날 사흘간의 특별 애도기간을 선포하는 한편 보건부에 사고원인 조사를 지시했다. 이번 사고 책임으로 병원장 등 간부는 해임됐다. 이들은 당국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구금될 예정이다. 전쟁과 국제사회 제재로 파괴된 이라크 의료체계는 코로나19로 더 악화했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사망자가 각각 10만2,5288명, 1만5,217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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