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알바(아르바이트)'하는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뭉쳤다. 이른바 '노년아르바이트노조'다.
허영구 공동준비위원장은 25일 "평등노동자회와 함께 '노년알바노조' 출범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2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전태일 기념관에서 연다"고 밝혔다. 노년알바노조의 목표는 '은퇴 후 먹고살기 위해 알바 전선을 뛰고 있는 노인들의 처우와 노동 환경 개선'이다. 허 위원장은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현실은 열악한 데 반해 이들을 대변하는 조직은 없다"며 "민주노총 같은 큰 조직이 살필 수 없는 단체를 우리끼리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준비위를 만들기로 하면서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구술기록집도 함께 펴냈다. 구술집에서 김금선씨는 "아들 하나 잘 키우기 위해 정년까지 쉴 틈 없이 열심히 일했다. 꼬박꼬박 고용보험을 들었으나 퇴직 후 실업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전쟁고아로 태어났다는 김복자씨는 "가난을 이기기 위해 청소 노동을 시작했다"고 밝혔고, 김은자(가명)씨도 같은 이유로 청소 노동을 시작했지만 70세 퇴직 후 일자리를 찾아 고군분투 중이다. 구술기록집에는 한국전쟁, 농부, 가난, 중매, 가정폭력, 자식 키우기 등 지난 한국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허 공동준비위원장은 "도시에 사는 70세 이상 노인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며 "생계를 위해선 꼭 알바를 해야 하는 이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 캠퍼스 밖 청소노동자들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학 내 청소 노동자들은 70세 정년 보장 등 나름의 보호망이 있지만, 그 이외 청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허 공동준비위원장은 "부당한 노동환경과 부족한 노년복지를 노년알바노조로 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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