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야당 압승 가능성 높아
코로나 부실 대응, 도쿄올림픽 악재 이어
스가 또 정치적 타격... 임기 연장 적신호
25일 치러진 일본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야당의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다시 한 번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번 재보선은 지난해 9월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처음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한 민심을 평가할 시험대로 여겨져왔다. 출구조사 결과 선거지 3곳에서 모두 야당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 임기 연장을 노리는 스가 총리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훗카이도 제2선거구 중의원 선거와 나가노 참의원 선거는 투표 전부터 야당 우세가 점쳐졌다. 자민당 중진인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전 농림수산장관이 뇌물 수수 혐의로 의원직에서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훗카이도의 경우 자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야당이 무조건 가져가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교도통신 출구조사 결과 전직 중의원이자 야권 공동후보인 마쓰키 겐코(松木謙公)가 훗카이도에서 압승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로 사망한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전 국토교통장관의 지역구인 나가노에서도 동생인 하타 지로(羽田次?) 후보가 야권 공동후보로 나와 자민당의 고마쓰 유타카(小松裕) 후보를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NHK 방송은 하타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자사 출구조사 결과를 전했다.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지역인 데다 하타 전 장관 추모 분위기가 더해져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확실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평가다.
격전지로 꼽혔던 참의원을 뽑는 히로시마 표심도 야권에 기울었다. 교도통신 출구조사에서 야당 단일후보인 미야구치 하루코(宮口治子) 후보가 경제산업성 관료를 지낸 자민당 니시타 히데노리(西田英範) 후보를 약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은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장관의 아내인 가와이 안리 의원(河井案里)이 2019년 참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를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 당선이 무효화되면서 치러지는 재선거다. 자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여당의 비위 행위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투표에 앞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였고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선 야당이 앞서기도 했다.
일본 정계는 이번 재보선 결과가 9월 30일 스가 총리의 임기 종료 전 치러질 중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의원 4년 임기는 10월 21일 끝나는데 아직 선거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전 국민 화이자 백신 접종’과 7월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발판 삼아 9월 조기 총선을 치르고 정권 재창출을 이룬다는 구상이었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