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등 여전히 손익분기 못 넘어?
SK에너지솔루션, 6분기 만에 흑자전환 기대
LG와 배터리 합의금 발생으로, 순이익은 적자
'K-배터리'를 주도해 온 국내 주요 3사의 1분기 성적표가 '깜짝실적'으로 점쳐졌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과 북미 지역 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가져온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의 영업이익도 전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6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예측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 합의금 2조 원 중 선지급될 1조 원의 현금이 영업외비용으로 책정, 회계상 순이익에선 적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발표는 27일 삼성SDI를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28일), SK이노베이션(다음 달 13일) 순으로 이뤄진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비상장사여서 별도 분기 실적 공시를 하지 않고, 모회사인 LG화학의 실적 발표 시에 연결 실적으로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IB업계에선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2,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실적(1,688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깜작실적 상승은 현재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주력 배터리인 파우치형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배터리 사용량은 144기가와트(GW)로 전년 대비 22% 급증했다. 이중 파우치형 비중은 40GW로 전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테슬라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 등 주요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수주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코나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 이슈가 마무리되고 폴란드 공장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호실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85억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170억 원)과 비해 소폭 늘어난 수치다. 휴대폰 배터리 등 소형전지 사업에 의존한 가운데 전기차용 중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대형전지 등 중대형 사업에서의 부진이 상승폭을 둔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1분기 영업이익이 700억 정도로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폭스바겐과 BMW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로 각형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의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삼성SDI가 폭스바겐의 주요 각형 배터리 공급자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시장 공략 등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중대형 전지 사업이 흑자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약 3,418억 원을 거두면서 6분기 만에 흑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추이는 지난 2019년 4분기(-366억 원)부터 지난해 4분기(-3,249억 원)까지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흑자 전환 전망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사업 부문에서 재고평가이익 상승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업 수익구조에서 정유화학이 70%, 배터리가 10% 정도를 차지한다"며 "배터리 사업비중이 작지만 향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약 3조 원을 투자,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고 향후 3·4공장까지 늘릴 방침이다. 앞서 폴란드에서도 40GW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국내 3사 중 배터리 생산능력을 가장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며 "2022년 말 이후에는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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