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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기간도 아닌데 ‘비정상적인 질 출혈’ 생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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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기간도 아닌데 ‘비정상적인 질 출혈’ 생기면?

입력
2021.04.25 14: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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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의 증상일 수 있기에 초음파 검사 등을 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의 증상일 수 있기에 초음파 검사 등을 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궁내막은 임신 시 태아가 착상되는 자궁의 가장 안쪽 벽을 구성하는 조직이며, 생리할 때 탈락돼 혈액과 함께 밖으로 방출되는 부위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체부(몸통)암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궁내막암은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늘고 있다. 환자가 1999년 727명에서 2018년 3,182명을 기록했다(국가암등록통계). 여성암 가운데 10위에 해당되고, 산부인과에서 다루는 암 가운데 자궁경부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자궁내막암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임신ㆍ출산하지 않는 여성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밀접한 자궁내막암의 위험 인자로 작용하는 것이다.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많이 오래 노출되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즉,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거나, 통상적인 나이보다 폐경이 늦어지면 자궁내막암 고위험군이다.

반면 임신ㆍ출산을 통해 에스트로겐과 정반대 역할을 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영향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따라서 임신ㆍ출산한 적이 없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생활이다. 비만과 함께 당뇨병ㆍ다낭성난소증후군에 노출됐다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자궁내막암의 평균 발병 연령이 60대 초반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비만 여성에게서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 밖에 유방암 환자가 흔히 처방받는 '타목시펜' 호르몬제도 오랫동안 복용하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암도 다른 암처럼 초기에 진단되면 예후(豫後)가 좋다. 특히 자궁내막암 초기에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생기기 때문에 환자의 80% 정도가 1기에 진단돼 5년 생존율도 95%로 매우 높은 편이다.

홍진화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질에서 평소와 다른 양상의 부정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암으로 진행되지 않았어도 전암 병변(자궁내막증식증)이 있어도 질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수술이 아닌 약물 치료만으로도 고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질에서 부정 출혈이 나타났을 때는 물론,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도 부인과에서 진찰 및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자궁내막암의 세포 유형에 따라 5년 생존율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같은 1기라도 자궁내막양세포 유형은 예후가 매우 좋지만, 장액성 혹은 투명세포 유형이라면 재발률이 30~40%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자궁내막암의 20% 정도는 3기 혹은 4기에 진단된다. 그러면 재발률도 높아지고, 예후도 불량해지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며, 림프절 절제술도 시행한다. 림프절 절제 시 신경ㆍ미세혈관ㆍ요관 등 주변 구조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자궁내막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식이 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고칼로리 식품을 너무 많이 먹지 말고, 과일ㆍ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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