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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섬’ 있던 자리에 석촌호수와 벚꽃…잠실 ‘천지개벽’ 보여주는 사진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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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섬’ 있던 자리에 석촌호수와 벚꽃…잠실 ‘천지개벽’ 보여주는 사진 5장

입력
2021.04.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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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섬→복합문화시설, 부지 매입만 2차례 좌절…
“국내엔 왜 일요일에 가족 함께 쉴 곳 없나”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질문에서 잠실 개발 시작
30년 만에 완공한 롯데월드타워, 올해 4주년

벚꽃이 만발한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 야경. 롯데지주 제공

벚꽃이 만발한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 야경. 롯데지주 제공

예년보다 봄꽃이 일찍 개화하며 벚꽃이 만개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사진이 얼마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 대신 ‘랜선 벚꽃놀이’가 진행돼 올해도 상춘책들은 호수를 둘러싼 벚꽃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지만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서울 잠실지구는 한강에서 뻗어 나온 신천 지류와 한강 본류가 둘러싼 모래섬이나 다름 없었다. 2017년 4월 문을 연 롯데월드타워 건립 4주년을 맞아 모래섬이 문화휴식공간으로 변모하기까지 잠실의 개발상을 짚어봤다.

①1978년 서울 송파구 잠실일대 개발 당시의 황량했던 전경. 현재 이 자리에는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등이 들어서있다. 롯데지주 제공

①1978년 서울 송파구 잠실일대 개발 당시의 황량했던 전경. 현재 이 자리에는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등이 들어서있다. 롯데지주 제공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잠실지구는 신천 지류와 한강 본류가 둘러싼 모래섬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1970년부터 3년간 한강 개수공사를 실시했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부지가 됐다. 이 부지는 78년 신흥기업이던 율산그룹이 최초로 낙찰 받았지만 율산그룹이 자금난으로 해체되며 해외건설로 급성장한 한양그룹에 넘어갔다. 그러나 한양그룹 역시 중동에서 본 손실로 부도를 맞았고 잠실 개발계획은 연이어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정부가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했고 롯데가 84년과 87년 잠실 부지를 잇따라 매입하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부지 매입을 결정한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당시 임원들에게 “우리나라는 일요일에 가족이 함께 쉴 만한 곳이 없는데 이를 충족시킬 시설이 무엇이 있겠는가”를 자주 물었다고 한다. 잠실 일대에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몰을 만드는 이른바 ‘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신 회장의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86년 6월 처음 시작된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88년 9월 호텔롯데월드가 가장 먼저 개관했고 같은 해 1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문을 열었다. 이듬해 7월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실내)를, 90년에는 야외 매직아일랜드를 개관하며 롯데월드 단지 개발은 완료됐다.

②이게 잠실이라고? 1985년 8월 롯데월드 굴토공사 착공현장. 롯데지주 제공

②이게 잠실이라고? 1985년 8월 롯데월드 굴토공사 착공현장. 롯데지주 제공

이어 부지 매입 후 10년 만인 98년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위한 첫 삽은 떴지만, 개발 계획은 막막했다. 당시만 해도 잠실은 도심에서 먼 외곽인 데다 주변 일대가 배후 상권이 없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탓이다. 롯데 내부에서도 “문화시설을 마련해도 겨울철에는 야외시설을 보존하기조차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신 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임직원들은 세계 곳곳의 놀이공원과 쇼핑몰을 찾기 시작했고 추운 날씨에도 일요일에 10만 명이 방문하는 캐나다 에드먼턴의 ‘웨스트에드먼턴몰’을 모델로 삼았다.

③롯데호텔월드와 롯데월드의 철골공사 현장. 롯데지주 제공

③롯데호텔월드와 롯데월드의 철골공사 현장. 롯데지주 제공

처음부터 123층의 마천루 건축이 허가된 건 아니다. 98년 5월 최초의 건축허가는 지상 36층, 지하 5층의 규모로 받을 수 있었다. 당초 계획했던 지상 100층, 지하 4층의 초고층 건물 계획은 계속 반려됐기 때문이다.

현재의 123층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건 2010년이다. 이후 연인원 500만 명이 투입된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기까지 만 6년 3개월, 일수로는 2,280일이 걸렸다.

④1990년 잠실주공4단지에서 바라본 개관 초기 롯데월드 전경. 롯데지주 제공

④1990년 잠실주공4단지에서 바라본 개관 초기 롯데월드 전경. 롯데지주 제공

롯데월드타워는 2014년 4월 국내 건축물 최고 높이인 305m에 도달했고, 2015년 3월에는 국내 최초로 100층(413m)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건축 역사에도 기록을 남겼다. 롯데는 같은 해 12월 22일 국내에서 가장 높은 123층에 마지막 철골 구조물인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마쳤고, 이듬해 10월엔 2만여 개 커튼월로 외관을 완성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총 5만톤의 철골이 들어갔다. 이는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7개를 지을 수 있는 양이다.

⑤이달 초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를 둘러싸고 벚꽃이 만발한 모습. 롯데지주 제공

⑤이달 초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를 둘러싸고 벚꽃이 만발한 모습. 롯데지주 제공

롯데월드 프로젝트는 구상 후 30년이 지나서야 마무리됐다. 2017년 완성된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우뚝섰지만 여전히 공실이 많아 롯데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롯데쇼핑과 롯데호텔은 지난 22일 각각 15%, 10%씩 갖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소유권 지분을 롯데물산에 매각했다. 이제 롯데월드타워는 100% 롯데물산 소유가 됐다.

롯데 관계자는 “허허벌판이었던 잠실에 롯데월드가 들어서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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