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에서의 군사 훈련 종료를 선언하고 증강 배치됐던 군부대에 평시 주둔지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우크라이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고조됐던 긴장이 완화할 전망이지만,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를 방문해 군사 훈련을 참관한 후 남부군관구 및 서부군관구에서의 군부대 비상 점검 훈련이 종료된다는 선언을 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RIA)이 보도했다. 쇼이구 장관은 “비상 점검 목표가 충분히 달성됐고 부대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어력을 보여줬다”며 훈련 참가 부대들에 23일부터 평시 주둔지로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 또 크림 지역에서 나토의 군사ㆍ정찰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며 나토 연합군의 ’디펜더 유럽-2021’ 훈련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쇼이구 장관의 군부대 훈련 종료 발표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 수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이달 초 모든 군관구를 대상으로 비상 점검 훈련을 개시하라고 명령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갈등 지역인 크림반도에서는 해안 지역 상륙 방어 훈련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훈련에 병력 1만명 이상과 남부군관구, 흑해함대, 카스피해 분함, 공수부대 등의 무기 및 군 장비 1만2,000대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군함 40여척과 지원함 20여척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권은 러시아의 군부대 철수 선언을 완전히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 인근의 군대 감축은 비례적으로 긴장을 완화할 것”이라면서 “주둔군을 줄이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정세를 완화하는 모든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한 불신을 내비친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동맹,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가 철수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러시아의 철수 발표를 들었지만 우리는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가 내놓을 메시지는 우리가 발표를 들었다는 것이고 그 후속 작업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전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앞서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앞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는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크림 접경 지역으로 군부대를 증강 배치하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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