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억울함 호소하는 글 남겨
도심 공원 일몰제를 앞둔 제주시 오등봉공원(왼쪽)과 중부공원.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시민단체가 도내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부지에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의혹 당사자 중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제주도청 전직 고위 공무원 A씨가 제주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휴대폰에는 투기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앞서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시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관련해 A씨와 또 다른 고위 공무원 B씨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환경연대 측은 2018년 퇴임한 전직 고위공무원 A씨가 모친으로부터 제주시 건입동 중부공원 내 1만752㎡를 증여받는 과정에서 투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환경연대 또 고위공무원 출신 B씨도 친인척 명의로 2007~2009년 경매를 통해 중부공원 내 2,578㎡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A씨는 같은날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사실확인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B씨 역시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에 대해 응분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제주참여환경연대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시 도시공원민간특례사업은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민간사업자가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에 공동주택 등 비공원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사업이다. 공동주택 1,429가구 등이 들어서는 오등봉공원(76만4,863㎡)에는 총 8,162억 원을, 공동주택 782가구 등을 건립하는 중부공원(21만4,200㎡)에는 3,622억 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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