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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 승리 후 벌써 과거 회귀하나

입력
2021.04.2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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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계기로 다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난 뒤 신구 세력 간 갈등과 개혁 부진으로 ‘도로 새누리당으로 회귀하느냐'는 우려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너무 늦지 않게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4 ·7 재·보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선거 승리에 안주한다는 인식을 줄 여지가 크다. 특히 5선의 서병수 의원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느냐”며 사실상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다음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한 것은 모양새가 매우 부적절하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그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이뤄져야 하는데, 탄핵을 부정하면서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지난 역사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는 과거 회귀에 다름없다. 서 의원의 발언을 두고 “법치주의를 무시한 것”(김재섭 비상대책위원) “탄핵은 정당했다”(이준석 전 최고위원) “시대정신인 공정과 법치를 부정할 것이냐”(조수진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정치인들이 즉각 반발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젊은 정치인이나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국민의힘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다시 복귀해 주도권을 쥔다면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중심의 정권 교체는 물 건너갈 게 분명하다.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중도층 민심이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에 표를 던진 것은 그나마 김 전 위원장의 개혁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 전 위원장의 쓴소리대로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 영입하면 다 될 것처럼 정치를 한다면,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오기도 어렵고 설령 들어오더라도 국민의 마음을 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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