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에 "투자자 보호 못한다" 못 박은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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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광풍에 "투자자 보호 못한다" 못 박은 금융당국

입력
2021.04.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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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제도권 편입 불가' 재확인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 제도권 편입과 별개"
김병욱 의원 "손실 보전 이야기 아니다" 비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인정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다"라며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례적인 광풍 현상을 보이는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그 내재가치를 인정할 수 없고 제도권으로 편입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분 이후 정부 차원의 첫 공식 입장표명이기도 하다.


가상자산 투자는 잘못된 길..."어른들이 이야기해 줘야"

은 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관련 정부의 투자자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은 위원장은 "주식시장이나 자본시장에서는 투자자가 있고 그 투자자를 보호하지만, 가상자산에 들어간 이들까지 다 보호해야 될 대상이냐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며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20%씩 올라가는 자산을 보호해 주면 오히려 더 그쪽으로 간다고 확신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가상화폐는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투기성 가상자산에 불과하다’는 정부의 기존 인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3년 전에도 가상화폐를 투기자산으로 규정하고 '거래소 폐쇄'까지 경고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속속 편입되자, 정부 차원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날 금융당국 수장인 은 위원장이 "정부가 암호화폐를 보는 시각은 ‘투기성이 강한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가상화폐=투기자산'이라는 정부 인식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향후 정부가 가상화폐 및 거래소에 대한 대규모 규제에 나설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해도 정부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보호 없이 세금만 부과?...정부 방관자적 태도 비판도


은 위원장은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지 않더라도 세금을 걷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그림을 사고판다고 할 때 양도차액이 있으면 세금을 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기재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런 법을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와 이를 제도권에 편입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거래 금액이 17조 원에 달한다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정부가 너무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자자 보호라는 것은 손실을 당국이 커버(보전)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객관적 공시라든지 코인을 발행한 업체들의 기업 내용을 알 수 있게끔 관련 규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원금 손실을 왜 우리가 보전하냐는 답변은 심각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17조 원에 달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건 가상자산이라는 것이고 (이 시장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관할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안 할 수는 없다"며 "다각적인 고민은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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