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 발표
'국가 균형발전' 차원 지방 광역철도 대폭 확충
'달빛내륙철도'는 추가 검토
앞으로 10년간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광역철도철도망이 구축된다. 철도 이용이 불편했던 서해안 지역에는 고속철도 노선이 신설되고, 선로 상태가 좋지 않은 전라선과 동해선 등은 고속화(시속 250㎞급) 선로로 개량돼 전국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2,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로 교통 혼잡 문제가 심각한 수도권에도 광역철도망이 확대된다.
균형 발전에 방점...지방 광역철도로 주요 지점 1시간 내 이동
국토교통부는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 공청회’에서 이 같은 계획안을 공개했다. 광역철도망 계획은 향후 10년간 철도 투자의 방향과 사업을 담은 중장기 법정 계획이다. 이 계획에 포함돼야 철도 투자 및 건설을 할 수 있다.
4차 철도망 계획은 ‘국토 균형발전’에 방점이 찍혔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대구~경북 광역철도,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이 대표적이다. 교통연구원은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하고 지방 대도시권 중심의 광역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다수의 비수도권 광역철도 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광역철도 도입에 따른 효과는 획기적인 이동시간 단축이다. 강원권의 경우 용문~홍천이 93분에서 35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대전~청주공항(90분→43분), 대구~의성(118분→29분), 광주~나주(81분→33분), 울산~김해(135분→37분)도 마찬가지다.
교통 여건이 열악한 충남 홍성 등 서해안 지역에는 신규 고속철도가 달린다. 서해선~경부고속선을 연결하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이동 시간이 2시간 21분에서 48분으로 크게 줄어든다. 건설 후 수십 년이 지나 선로 상태가 좋지 않은 전라선(익산~여수), 동해선(삼척~강릉), 호남선(가수원~논산) 등은 고속화를 통해 주요 거점 간 이동이 2시간대로 줄어든다.
신구로선 등 수도권도 광역철도 추진...인천공항철도는 급행화
이번 계획에는 수도권 교통문제 개선안도 담겼다. 기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B·C 3개 노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서부권역에도 D노선(김포시 장기동~부천종합운동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위례~과천선, 대장~홍대선, 신구로선, 인천 2호선, 제2경인선 등 신규 광역철도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공항철도는 급행화해 기존보다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공항철도 급행화 시 인천공항~서울역 간 이동시간은 직통열차 52분→39분, 일반열차 66분→51분으로 줄어든다.
달빛내륙철도와 ITX 세종선은 불발
반면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업인 ‘달빛내륙철도(광주대구선)’는 4차 철도망 계획에서 빠졌다. 달빛내륙철도는 광주와 대구 사이 203.7㎞ 구간을 고속화 철도로 연결해 1시간대 생활권을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4조850억 원으로 추산된다. 영호남 교류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자체가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24개 추가 검토 사업에 포함돼 오는 6월 계획 확정 전까지 타당성 검토가 진행된다.
‘ITX 세종선’도 불발됐다. 그간 세종시는 서울에서 세종을 잇는 노선을 구상했으나 최종적으로 대전 지하철1호선 반석역에서 세종청사, 오송역, 청주공항을 잇는 광역철도(대전~세종~충북) 신설로 결정됐다.
수요 없는 지방에 예산 낭비? "철도 건설하면 수요 발생한다"
지방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광역철도망을 확충하는 4차 철도망 계획안을 두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요가 적은 지방에 광역철도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예산 낭비’라는 불만을 제기한다. 지방보다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최진석 교통연구원 철도정책·안전연구팀장은 “수요가 적은 지방에 철도를 건설하는 게 비효율적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기존 수도권 광역철도와 고속철도 사례를 볼 때 건설 후 상당한 수요가 유발됐다”며 “지방 소멸이라는 무서운 말까지 나돌고 있어 지방 광역철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통연구원은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른 신규 사업 투자 규모를 54조1,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기존 시행사업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114조7,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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