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김홍 지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구현하는 '0'의 미학을 전한다. 성공과 실패 중 실패에 한없이 가까운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은, 현실 문제를 환상적으로 뒤집는다. 사회적 시선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인생을 내던지는 '돈키호테'와 같은 비현실적 서사를 그린다. 현대인에게 행복이란 얼마나 무모하고 요원한 것인지 묻는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여운을 느끼게 한다. 문학동네·256쪽·1만3,500원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아글라야 페터라니 지음. 배수아 옮김. 루마니아 국립 서커스단의 곡예사 부모님을 따라 망명한 후, 임시 숙소를 전전하던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자 취리히 문학상 수상작. '폴렌타'는 최소한의 허기를 달래는 옥수수 죽을 의미한다. 난민, 폭력, 소외 등 자극적 소재를 다루지만,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모습에서 다른 이민 문학과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사회에 동화되지 못했던 소수의 말을 전한다. 위크룸 프레스·228쪽·1만5,000원
◇열쇠 구멍으로 엿보는 소년
스티븐 자일스 지음. 이지연 옮김. 부모 없이 집사와 단둘이 남은 아홉 살 소년이 숨겨진 진실을 찾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린다. 등장인물은 소년과 집사 둘뿐이지만, 소년을 향한 집사의 집착은 결코 평범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낸다. 영국 귀족 아빠와 미국인 엄마 사이의 문화적 차이부터 현실적인 어른과 상상력 풍부한 어린이의 갈등까지. 여러 겹의 대비 구도는 탄탄한 서사를 완성한다. 민음사·332쪽·1만4,800원
◇카르마 폴리스
홍준성 지음. 가상의 도시가 배경이지만, 현대를 풍자하는 일종의 우화다. 대홍수라는 참혹한 재난 상황에서 세계가 어떻게 무너지고 재편되는지를 표현한다. 고유한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리는 주인공의 삶을 그리지만, 개인보다 인물을 둘러싼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심한 양극화의 현실, 정치적 암투 등 현실과 유사한 가상 도시의 묘사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철학, 역사, 예술, 종교 등을 넘나드는 작가의 지식 세계 또한 엿볼 수 있다. 은행나무·380쪽·1만4,500원
◇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베스트셀러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후속작. 전작의 소재를 제공한 랄레 소콜로프의 실화에 등장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우슈비츠 이후 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 그보다 오랜 세월을 갇혀 지내야 했던 유대인 '실카'를 주인공으로 한 이 책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꽃피는 인간애를 그린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후 소련의 수용소로 보내졌던 여성들의 경험담과 자료는 이 책의 생생함을 더한다. 북로드·488쪽·1만5,800원
어린이·청소년
◇그림자
안데르센 글. 고정순 그림. 배수아 옮김. 김지은 해설. '인어공주', '미운오리새끼' 등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의 숨겨진 소설이다. 인간 내면에 감춰진 또 다른 자아를 '그림자'로 표현하며 두 자아의 갈등을 그린다. 그림자가 내가 되고, 내가 그림자가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은 외면하려 했던 내면의 어둠을 돌아보게 한다. 독자에게 '지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길벗어린이·68쪽·1만7,000원
◇당첨되셨습니다
길상효·오정연·전혜진·정재은·홍준영·곽유진·홍지운·이지은·이루카·이하루 지음. SF 작가 10명이 청소년을 위해 선보이는 SF 단편집이다. 단일한 주제를 선택하기보다, 각자 10대와 소통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해 다채로운 시선을 전한다. 신체적 변화, 바이러스, 불사신 등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10대가 가지는 스펙트럼과 맞닿은 주제와 서술 방식은 청소년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비룡소·244쪽·1만3,0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