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20 청소년종합실태조사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청소년들의 '집콕' 생활이 늘었지민, 정작 아버지와의 대화 시간은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0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청소년 생활의 변화를 짐작해볼 수 있는 조사 결과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사 결과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코로나19로 학교생활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8.4%,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은 11.4%로 나타났다. 친구관계, 사회에 대한 신뢰, 진로 및 취업에 대한 전망 등 다른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대답이 긍정적이라는 답변을 압도했다.
코로나19로 유일하게 좋아진 건 '가족관계'
코로나19로 인해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답변이 많았던 건 '가족관계'뿐이었다. 긍정적이란 응답(22.1%)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9.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 양육자와 매일, 혹은 주 4~6회 저녁식사를 함께한다는 응답은 각각 31.4%, 24%였다. 직전 조사인 2017년도에 비해 4.4%포인트, 2.1%포인트가 각각 늘었다. 주 1회 이상, 주 양육자와 △나의 고민 △학교 생활 △책·TV·영화 △정치사회에 대해 대화하거나 여가활동을 함께한다는 비율 역시 증가했다.
자녀에게 아빠는 여전히 '먼 사람'
하지만 청소년들의 이런 가정 내 대화와 활동의 대상은 어머니로 나타났다. 어머니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시간을 보낸다는 청소년은 76.2%에 이르렀으나, 아버지와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은 40.6%로 떨어졌다. 2017년도 조사와 비교해봐도 어머니와 30분 이상 시간을 보내는 비율은 3.3%포인트 늘었으나, 아버지의 경우에는 오히려 0.5%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아버지와 30분 이상 시간을 보낸다는 응답 비율은 2011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여전히 아버지들의 일·가정 양립이 제대로 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고, 아버지가 자녀와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가족관계 서비스사업에서 관련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은 푹 잤지만, 야외활동은 줄었다
집콕은 청소년의 수면시간도 늘렸다. 이번 조사에서 주중 수면시간은 8시간 20분을 기록했다. 2011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8시간을 넘겼다. 반대로 주 평균 야외활동 및 활동시간은 2.1시간으로, 2017년 3.8시간보다 1.7시간 줄었다. 심지어 ‘일주일간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비율도 60.9%로, 2017년 43.3%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편, 결혼에 대한 질문에서 세대차가 분명히 드러나기도 했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39.1%로 절반 이상(51%)이 동의했던 2017년 조사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그만큼 부모(59.7%)와의 의견 차이도 커진 셈이다. ‘결혼해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청소년(60.3%)과 부모(47.2%) 사이 응답률이 달랐다.
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3년에 한 번씩 진행된다. 이번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만 9~24세 청소년 7,170명과 이들의 주 양육자 4,8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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