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십억 원을 정치 자금이나 가족의 부동산 임차료 등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는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그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55명 가운데 찬성 206명, 반대 38명, 기권 11명으로 가결됐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을 실소유하며 회삿돈 58억4,500만 원을 횡령하고, 자신의 조카와 공모해 회사에 약 430억 원의 금전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횡령 자금이 이 의원 딸이 타던 외제차, 오피스텔 보증금 등으로 흘러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발언에서 검찰의 과잉 수사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은 '구속이 안 되면 실패한 수사'라는 잘못된 관행과 악습에서 비롯된 검찰 권력의 오만과 독선의 결과"라고 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구속영장에서 제가 횡령했다고 적시한 금액 또한 모두 정리되거나 변제된 것"이라며 혐의도 부인했다.
이 의원은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동료 의원이 국회 본청 안에서 당하고 있는 이 참을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 여러분 또한 언제라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며 표결에 나설 동료 의원들의 동정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주어진 5분을 모두 쓰고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약 1분간 신상발언을 계속했다. 이에 "그만하라"고 야유를 보내는 의원도 있었다. 이 의원은 표결 전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다가 기자들과 만나자, 딸이 탄 수입 차량에 대해 "업무용 리스 차량이었다. 보도를 똑바로 해달라"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건 21대 국회 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정정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체포동의안 가결은 더불어민주당의 불공정에 대한 엄중한 질책과 이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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