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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라이벌’ 나발니 목숨 위험? "감방서 비틀거리는 해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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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라이벌’ 나발니 목숨 위험? "감방서 비틀거리는 해골 같다"

입력
2021.04.21 18: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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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변호인 "말하기도 힘들어 해"
서구까지 나서 민간 의사 접견 촉구
러 정부 되레 측근 구금 등 탄압나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2일 모스크바 바부스킨스키 지방법원에 출두해 재판을 받고 있다. 모스크바=AP 자료사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2일 모스크바 바부스킨스키 지방법원에 출두해 재판을 받고 있다. 모스크바=AP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말을 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병원에 입원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사를 걱정해야 할 상황까지 내몰렸다. 국제사회는 나발니에게 민간 치료를 허용하라며 러시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RBC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 변호인 올가 미하일로바는 이날 그를 접견한 뒤 취재진에게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말을 하거나 앉기도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함께 교도소를 찾은 바딤 코브제프 변호사 역시 트위터 등에 “나발니가 감방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해골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주(州) 포크로프시 제2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나발니는 지난달 31일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3주간 식사는 물론 소금물과 비타민마저 끊으면서 건강이 위독해지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정부에 의료전문가 면담 등 인도적 대우를 촉구했다. 결국 그는 18일 블라디미르시 제3번 교도소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전까지 수감된 교도소엔 고작 구급대원 한 명이 치료를 전담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이곳에서조차 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송 당일 저녁에는 간호사들이 4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혈관을 찾아 포도당 링거를 놨고, 이튿날엔 6차례나 시도하고도 혈관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금 나발니의 팔은 주사 구멍과 멍투성이”라고 전했다. 미하일로바는 “나발니가 이곳에서 죽지 않으려면 모스크바의 민간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13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나발니를 구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13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나발니를 구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서방국가들도 힘을 보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는) 민간 의료진이 나발니를 진료할 수 있게 즉각 허용해야 한다”면서 “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과 관련, 러시아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고 추가적인 정책 수단 사용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유럽의회 연설에서 “독일 정부는 다른 정부들과 함께 나발니가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교도소 측은 “나발니의 상태는 양호하며 그가 비타민 요법을 받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국영언론은 나발니가 관심을 끌기 위해 몸 상태를 속였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정부는 이날 나발니 측근을 구금하고 그의 지역사무소 두 곳을 급습하며 탄압으로 일관했다. 나발니 지지자들이 푸틴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이 예정된 21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라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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