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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으로 옮겨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2라운드…조양래 회장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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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으로 옮겨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2라운드…조양래 회장 출석

입력
2021.04.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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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국타이어의 경영권 분쟁이 법정 공방에 돌입했다. 주주총회에서 장남이 ‘판정승’한 한국타이어의 '형제의 난'이 2라운드에 들어선 셈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이광우 부장판사)은 21일 오후 2시 5분부터 50분까지 약 45분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문을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심문엔 조 회장이 대리인과 함께 직접 출석했다. 반면 심판을 청구한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은 불참했다.

성년후견은 나이가 많거나 질병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정해 경영 등 중요한 사항을 결정토록 하는 제도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7월 부친이 차남인 조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2,194만2,693주를 2,400억 원 상당으로 매각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이날 심문은 재판부와 소송대리인들이 조 회장이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회사 경영 관련 사무처리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문답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지 않고 법정에 출석했다. 외견상으로는 ‘건강이상설’을 일축시킬 만큼 건강해 보였다. 다만 취재진의 각종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 회장은 심문 이후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제휴된 서울대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서울아산병원 중 한 곳에서 신체감정을 받게 된다.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년후견 청구가 인용되면 조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조 회장 결정에 효력이 없어 후속 민사소송이 제기될 전망이다. 또 지분 매각이 무효화되지 않더라도 향후 조 회장의 조 사장에 대한 재산 증여가 막히면서 경영권 승계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반면 청구가 기각되면 조 사장 승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장녀인 조 이사장과 장남인 조 부회장은 이번 성년후견 청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최근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것 같지만, 이번 성년후견 청구를 계기로 본격적인 승계 싸움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며 “성년후견 개시가 받아들여지면 상속에 대한 결정권이 후견인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이미 매각한 지분을 재입할 수도 있어 형제의 난이 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열린 주총에선 장남인 조 부회장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사외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을 뽑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각각 3%씩 제한하는 ‘3%룰’ 덕분에 19.3% 지분을 가진 조 부회장이 42.9% 지분을 가진 조 사장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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