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군축 비확산 보고서...북미협상도 거론
북한이 지난해에도 핵물질 생산을 비롯해 핵활동을 지속했다고 지적하는 미국 국무부 보고서가 나왔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대신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 표현을 쓰며 북미 협상 필요성을 거론한 대목도 눈에 띈다.
19일(현지시간) 확인된 미 국무부 ‘2021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이행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에도 핵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무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인용, “북한 영변 5메가와트급(MWe) 원자로는 2018년 12월 이후 멈춰있지만 방사화학실험실은 지난해 9월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보다 한 달 전에는 영변 핵연료봉 제조 시설과 원심분리기 시설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과 일치하는 활동이 있었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2010년 시작된 실험용경수로(ELWR) 건설도 지난해 내부공사 가능성이 제기됐고 냉각수 기반시설 시험이 지난해 4월 관측되기도 했다. ELWR가 완공되면 소규모 전력 생산도 가능하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기술을 보유할 수 있다는 민간 측면의 정당화 의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국무부는 또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거의 확실히 뒤집힐 수 있다”며 복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북한이 선택할 경우 또 다른 핵실험장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또 북한의 FFVD를 강조하며 조건부 대북 제재 유지 방침도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FFVD를 위해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저지도 공언했다.
동시에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미국과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미국의 최우선 목표”라며 “미국은 그 목표를 향해 북한과 지속적으로 외교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라고 북미협상 가능성도 거론했다.
북한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비핵화 합의 후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에 각을 세워왔고, 지난달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국은 한미일 3국 협의를 거쳐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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