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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앞세운 글로벌 석유회사 10곳 광고, 실상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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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앞세운 글로벌 석유회사 10곳 광고, 실상은 거짓말"

입력
2021.04.20 20:00
수정
2021.04.20 21:06
0 0

국제단체 클라이언트어스, 그린워시 사례 분석
"화석연료 해악 감추고 이미지 세탁, 금지해야"

2009년 캐나다 애드먼턴의 한 정유 공장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있다. 애드먼턴=로이터 연합뉴스

2009년 캐나다 애드먼턴의 한 정유 공장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있다. 애드먼턴=로이터 연합뉴스

다국적 정유 회사 셸(Shell)은 광고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정말인지 살펴봤더니 친환경 사업에는 20억~30억달러(2조2,000억~3조3,000억원)를 사용한 반면 화석 연료 운영비로는 170억달러(18조9,00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ARAMCO)는 광고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을 꾸릴 계획”이라고 대중에 알렸다. 그러나 이것 역시 거짓말이었다. 실제로는 아무 계획이 없고, 오히려 석유 채굴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그 사실은 숨겼다.

19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가 공개한 ‘그린워시’ 사례 분석 결과다. 녹색(green)과 세탁(wash)을 합쳐 만든 조어인 그린워시는 환경에 해가 되는 사업을 지속하며 광고를 통해 기업 이미지만 친환경으로 세탁하는 행위를 뜻한다. 단체에 따르면 분석 대상인 글로벌 석유 회사 10곳의 광고 가운데 10개 모두에서 그린워시가 발견됐다. 기업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 채굴이나 정유 자체가 지속 가능한 사업이 아닌데도, 이를 감추고 일부 친환경 정책만 과장해 기업 이미지를 포장한다는 게 단체의 판단이다. 단체는 이들 석유 회사의 광고를 “거대한 사기”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워시의 문제점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화석 연료의 해악을 호도해 대중이 과소평가하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이다. 조니 화이트 단체 변호사는 “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화석 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하지만, 석유회사는 그린워시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발견된 화석 연료를 다 태우기만 해도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기후협정의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체가 내놓은 현실적 절충안은 광고에 경고 문구를 삽입하는 것이다. 담배 광고에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는 문구가 늘 포함되는 것처럼 석유 기업 광고에도 화석 연료 사용이 환경을 망친다는 표현을 넣으라는 것이다. 클라이언트어스는 2019년부터 영국 정부에 경고 문구 포함을 요구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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