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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나발니 교도소 내 병원 이송… 엠네스티 "치료 빙자한 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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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나발니 교도소 내 병원 이송… 엠네스티 "치료 빙자한 징벌"

입력
2021.04.20 10:21
수정
2021.04.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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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백악관 "인도적 대우하라"… 재차 석방 요구
지지자들, 푸틴 의회 연설일 대규모 시위 예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인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 의사연맹 회장이 6일 나발니가 수감돼 있는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의 IK-2 교도소 앞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파크로프=A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인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 의사연맹 회장이 6일 나발니가 수감돼 있는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의 IK-2 교도소 앞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파크로프=AP 연합뉴스

수감 중 위독해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 내 병원으로 옮겨진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치료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처벌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나발니를 석방하라고 거듭 러시아에 요구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미르주(州) 교도당국은 19일(현지시간) “교정당국 의료위원회가 나발니를 파크로프시의 제2번 교도소에서 (같은) 블라디미르주 제3번 교도소 영내의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나발니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매일 내과 전문의가 그를 진찰하고 있다”며 “환자 동의에 따라 그에게 비타민 요법이 처방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액면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교도소 내 병원 이송은 치료를 빙자한 징벌”이라며 “당국이 나발니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강제로 음식을 주입하려 하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하고 그가 교도소에 머무는 동안에는 권위 있는 독립 의료 전문가들의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생각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야당인 ‘야블로코’(사과)당 의원들을 포함한 다수의 하원 의원들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 편지에서 나발니에 대한 조치를 개인적ㆍ정치적 원한 때문에 저질러지는 살해 시도로 평가한다며 “정치적 동기의 형사ㆍ행정 판결을 취소하고 정치범을 즉각 석방하라”고 성토했다.

미국도 연일 공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감당해야 할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목표는 지속적으로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그가 인도적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우리 관점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대규모 시위를 준비 중이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 소장 이반 즈다노프는 1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21일 나발니 지지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푸틴 대통령의 연례 대(對)의회 연설이 예정된 날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뒤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며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수감 뒤 나발니는 등과 다리가 아프다며 자신이 초청한 의사를 들여보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31일 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나발니 개인 주치의들은 지난 17일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 언제든 심장 박동 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교도당국은 여전히 외부 의사 진료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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