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얀센, 37년 만에 최대 매출 기록
방역당국 “백신 접종 후 발열·근육통 시 복용” 권장
동일 성분 해열제·일부 감기약도 반사이익
마스크착용·손씻기 생활화로 다른 감기약은 판매↓
“코로나19 이전보다 30~40% 더 팔려요. 백신 접종자만 찾는 게 아니라 비싸지 않으니까 상비약으로 챙겨두는 수요도 늘었어요.”
서울 중구 남창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타이레놀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 후 발열·근육통 같은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권장하면서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해열제와 감기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타이레놀을 제조하는 한국얀센이 대표적이다.
이달 5일 공개된 한국얀센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얀센의 지난해 매출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유한양행과 합작해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3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3,433억 원으로 2019년(3,110억 원)보다 10.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18억 원으로 전년(332억 원) 대비 10.3% 늘었다.
국내 제약회사가 내놓은 의약품 중 타이레놀과 동일한 성분인 한미 써스펜이알, 부광 타세놀이알, 종근당 펜잘이알, 대웅제약 이지엔6에이스 등도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이지엔6에이스 판매량이 지난 2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백신 관련 방역당국의 안내 이후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리 사두자” 일부 감기약도 반사이익
해열제뿐 아니라 일부 감기약도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장수 의약품 중 하나인 동아제약 판피린의 지난해 매출은 366억 원으로 2019년(345억 원) 대비 6% 증가했다. 판피린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동화약품의 판콜류(판콜에이·판콜에스·판콜아이시럽·판콜아이콜드시럽)도 지난해 매출 35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303억 원)보다 17.5%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니 감기환자는 줄었지만 코로나19와 초기 증상이 비슷한 감기와 헷갈리지 않기 위해 상비약을 미리 사두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웅제약 씨콜드 등 다른 감기약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매출도 같은 기간 10%가량 감소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지난해 10.9% 줄어들며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생활화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실천한 덕분에 환절기에 오히려 감기 환자가 줄었고 상비약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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