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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총재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한국 정착, 고양시·문체부와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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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총재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한국 정착, 고양시·문체부와 협의 중"

입력
2021.04.21 05:59
수정
2021.04.21 07:17
19면
0 0

"코로나19 계기 '타임 투 리셋' 3개년 계획 수립"
"공정성에 매달린 17년, 올림픽 7연속 정식종목의 밑거름"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부영 태평빌딩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부영 태평빌딩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한국 나이로 일흔 다섯.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지만 백발의 노신사는 여전히 '국기' 태권도의 미래를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매년 지구를 몇 바퀴씩 도는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만 있는 건 처음"이라며 껄껄 웃었다.

2004년 6월 세계태권도연맹(WT) 수장에 오른 조정원 총재는 다섯 번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까지 무려 17년 재임의 흔치 않은 기록이다. 그동안 '재미있는 태권도'와 '태권도 휴머니티'를 모토로 부단한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온 덕에 '스포츠 태권도'는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파리 대회까지 7회 연속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패럴림픽은 도쿄에서 첫 정식종목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부영 태평빌딩에 있는 연맹 본부에서 만난 조 총재는 "코로나19로 대회를 치르지 못해 연맹은 수입이 끊겨 위기"라면서도 "팬데믹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시대 모두가 어렵다.

“벌써 1년 1개월이다. 사회 활동을 하면서 최장기간 국내에 체류 중이다(웃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이면 50주년을 맞는데 과연 스포츠 태권도를 책임지고 있는 연맹이 가야 할 길은 뭔가 고민 중이다. 그래서 슬로건으로 내건 게 '타임 투 리셋'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3개년 중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스포츠로서 태권도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존경받는 스포츠를 만들어보자. 그런 인식을 세계인들에게 준다면 다른 모습의 세계연맹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존중받고 존경받는 기구, 3개년 계획의 핵심은 그거다."

-지난해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 데뷔 20주년이었다.

"스포츠 자체로 안전하고 공정한 판정, 재미있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그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올림픽 스포츠로서 사회 기여가 중요하지 않겠나. 그동안 태권도박애재단을 만들어서 난민촌에 꿈과 희망을 주었고, 아시아개발재단을 통해 소외 계층도 돌아봤다. 세계인들이 태권도를 좋아한다는 건 결국 우리나라를 좋아한다는 거다. 태권도가 곧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로 남게 된다."

-도쿄올림픽의 남은 선발전 문제는 없는가.

“태권도는 총 128명이 올림픽에 참가하는데 48장은 랭킹 포인트, 72장이 대륙별 선발을 거친다. 지난해 3월 아시아·유럽 지역 예선을 마쳤어야 했는데 미뤄졌다. 대회가 열리는 불가리아와 요르단의 코로나19 상황이 지금 썩 좋지는 않지만 두 나라가 경기장과 숙소의 철저한 방역을 통해 대회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5월이 안 되면 6월까지만 하면 된다. 그것도 어렵다면 대륙별 랭킹에 의해 선발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올림픽 사상 최다인 6명이 출전한다.

"우리나라가 메달을 많이 따면 좋지만 태권도의 세계화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2012년 런던 대회까지는 한 국가에서 남녀 2체급씩, 최대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다가 4년 전 리우 대회부터 올림픽 랭킹에 따른 자동출전권을 부여하면서 한 나라에서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체급 모두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티켓을 많이 가져갔지만 공정하게 문호를 풀었다. 중국과 러시아도 5체급씩 결정됐을 거다."

-도쿄올림픽 초반에 태권도 경기가 열린다.

"개막식 다음 날부터 4일 동안 열린다. 아무래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않겠나. 올림픽에서 사격 등에 편중돼 있던 대회 초반 종목으로 치르게 된 건 기회라고 본다. 특히 태권도는 의외의 메달 획득 국가가 많다. 리우올림픽만 봐도 코트디부아르가 태권도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땄고, 요르단도 최초의 메달을 따지 않았나. 미디어 노출 효과가 클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외국 선수들의 경기가 많이 전파를 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메달을 따기 위해 소극적인 태권도를 하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 경기를 보면 박력이 넘친다."

-새 경기 복장 및 남녀 혼성 시범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되는가.

“예정대로 다 한다. 선수들 유니폼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전까지 투박한 소재였는데 아마도 이번에 선수들의 동작이 화려해질 것이다. 혼성 시범경기도 계획대로 구상 중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태권도가 패럴림픽에 데뷔하는 해다. 장애인올림픽위원회에서 2024년 파리패럴림픽까지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몽골이나 아프리카에서도 선수 선발이 되고 보편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장애인태권도에 관심을 덜 가졌던 게 사실이다.”

-2024 파리올림픽까지 7연속 정식종목, 이제 세계인의 스포츠로서 안정권에 접어들었나.

"하계올림픽 28개, 동계종목 7개 등 35개 올림픽 정식종목 중에 아시아에서 시작한 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남아 있는 건 태권도와 유도밖에 없다. 고 김운용 전 총재를 비롯해 1960~70년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해외에 나가 태권도의 세계화에 앞장서준 원로 사범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IOC에서 7년마다 평가를 한다. 도쿄올림픽에서 만약 태권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2028년엔 빠질 수도 있다. 태권도는 B그룹이었다가 지난해 발표에선 A2 등급으로 올라갔다. 2022년 평가에선 A1으로 올라가는 게 목표다. 이번 올림픽을 잘 치르면 2032년까지 정식종목이 될 수 있다. 태권도는 IOC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요소들이 많다."

-17년 재임 소회와 10월 우시에서 열리는 선거에 대한 계획은.

"2004년 처음 이 자리에 앉았을 때만 해도 공정성이 담보가 돼 있지 않았다. 연맹이 너무 한국 중심이었다. 그걸 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전자호구를 2012년 런던에서 도입했고 심판 교육도 철저히 해 왔다. 규정을 바꿔서라도 끊임없이 공정을 기해야 한다. 기록 경기가 아닌 스포츠 중에서는 태권도가 가장 공정하다고 자부한다. 2017년에 다섯 번째 연임 땐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입후보했지만 이번엔 정관도 대폭 수정해 4년 평가를 냉정하게 받겠다."

-장기적으로 연맹 본부의 한국 정착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고양시에서도 인식을 같이하고 킨텍스 옆 부지를 제공하기로 해 문체부와 협의 중이다. 2025년이나 2026년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차례 말해 왔지만 내가 언제까지 총재를 할 수 없다. 외국인이 오면 연맹 본부를 그 나라로 가져갈 것이 뻔하다. 실례로 유도를 보면 박용성 회장이 잠깐 회장을 하기도 했지만 국제유도연맹 본부는 지금 헝가리에 있다. 일본 유도인들이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지금 연맹의 재정상태도 썩 좋지 못하고, 본부를 유치하겠다는 몇 나라가 있다. 그걸 막기 위해선 내가 물러나도 태권도 종주국에 세계연맹 본부 건물이라도 번듯하게 있어야 명분이 된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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