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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유진자산운용, 한국도로공사에 '39억 배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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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유진자산운용, 한국도로공사에 '39억 배상' 확정

입력
2021.04.1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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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美 펀드에 142억 투자 권유
공사 "위험요인 설명 안해... 56억 손해"
대법 "사내복지기금, '투자자 보호' 대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도로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 고위험 펀드 상품을 판매ㆍ운용한 미래에셋증권과 유진자산운용이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총 39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 대상’이라는 점에서, 자산운용사가 위험 요소가 있는 상품에 과도한 투자를 하라고 권유해 손해를 입혔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도로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이 미래에셋증권ㆍ유진자산운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공사 측에 39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2013년 2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미래에셋이 판매하는 ‘유진 자랑 사모증권투자신탁’ 펀드에 142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투자금의 50~55%를 국내 우량채권에, 나머지 45~50%는 미국 생명보험증권펀드에 각각 간접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미 생명보험증권펀드는 영국 금융감독청이 2011년 "환매 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던 것으로, 2009년 이미 영국과 국내에서도 투자손실을 발생시킨 바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 측은 공사 측에 구체적인 투자 위험 요소를 설명하지 않았다. 유진자산운용사도 공사 측이 펀드에 추가 가입하기 전 일부 펀드에서 환매중단이 결정된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 공사 측은 두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56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미래에셋 측은 펀드의 위험요인을 알리지 않은 채, 안정성만을 강조한 상품안내서를 교부했고,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는 공사 측엔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다’라고만 설명했다”면서 공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나아가 “미래에셋 측엔 투자자보호 의무가 있다”고 봤다. 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에 관해 위험감수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가 아니라, ‘일반투자자’라는 이유였다. 해당 기금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근로자 생활안정ㆍ복지증진이 주된 목적인 점 △기금 운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필수기관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이 근거가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따라 “미래에셋 측이 일반투자자인 도로공사의 투자목적ㆍ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에 비춰 적합하지 않은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도로공사 측은 전문투자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결론이 정당하다”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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