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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택시, LPG택시 대체할까..."충전만 해결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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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택시, LPG택시 대체할까..."충전만 해결되면"

입력
2021.04.18 18:21
수정
2021.04.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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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조용하다고 손님들이 좋아해요. 하루 종일 운전하는 나도 엔진 소리 안 들리니까 스트레스 안 받고요."

지난 15일 전기택시 기사 이남희(62)씨는 전기차의 최대 장점으로 조용한 승차감을 꼽았다. 그가 모는 현대차 '코나EV'는 서울에서 운행 중인 전기택시 950대(3월 말 기준) 중 1대다. 택시기사 경력 12년의 이씨는 1년 반 전, 전기택시로 갈아탔다. 저렴한 차량 유지비, 편안한 승차감에 매력을 느껴서다. 이씨는 "기존 LPG(액화석유가스) 택시를 몰던 때와 비교해 만족한다"며 "개인택시 부제가 해제되면서 앞으로 전기택시가 더 많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15일에 만난 전기택시 운전자 이남희씨. 송옥진 기자

15일에 만난 전기택시 운전자 이남희씨. 송옥진 기자

정부가 수송 부문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전기승용차뿐만 아니라 전기택시로의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늦어도 2040년, 이르면 2030년까지 서울시내 약 7만2,000대 택시가 모두 전기택시로 교체된다. 현재 서울의 전기택시는 950대가량으로, 1.3%에 불과하다.

KST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전기택시 '마카롱 EV택시'. KST모빌리티 제공

KST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전기택시 '마카롱 EV택시'. KST모빌리티 제공

정부가 전기택시에 주목하는 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전기승용차보다 크기 때문이다. 택시는 일반 승용차보다 하루 주행거리가 7~13배 길다. 전기승용차 1대를 교체하면 1.603이산화탄소톤(tCO2)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반면, 전기택시 1대를 도입하면 21.224tCO2의 감축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추산한다. 같은 차종이라도 전기택시에 전기승용차보다 600만 원 많은, 최대 1,80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다.

전기택시 운전자들이 꼽는 전기차의 또 다른 장점은 적은 유지비다. 이씨는 "연료비로 가스요금은 한 달에 50만 원 이상 들어갔는데, 전기요금은 10만~12만 원 정도고 오일 교체할 일도 없다"며 "하루에 150~200㎞씩 운행하다 보니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5일에 만난 이남희씨의 전기택시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307㎞ 남았다고 표시돼 있다. 송옥진 기자

15일에 만난 이남희씨의 전기택시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307㎞ 남았다고 표시돼 있다. 송옥진 기자

불편한 점은 역시 충전 문제다. 빌라에 거주하는 이씨는 거주지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없어 주변 공원이나 공공기관을 매일 틈날 때마다 찾아 충전을 한다. 그는 "공동주택은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주차장에 충전소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며 "이웃들 찾아 다니면서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 충전소 설치는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씨 같은 개인택시 운전자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법인택시는 충전 문제 탓에 전기택시로의 전환이 더욱 더디다. 차 1대를 2명이 교대로 24시간 운행하는 법인택시 특성상 2시간씩 걸려 충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과거 전기택시를 운영했던 법인택시 회사 관계자는 "서울 외곽을 벗어나면 충전소 찾는 게 일이다 보니 겁나서 지방을 못가거나, 배터리가 20% 남아 있으면 불안해서 손님을 못 태우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기차 타겠다는 기사들이 없어서 2년 넘게 세워뒀다가 결국 팔았다"고 귀띔했다. 서울의 전기택시 950대 중 법인택시는 105대다.

서울시가 올해 보조금 지원 공고를 낸 전기택시 100대 중에서도 개인택시 물량은 소진된 반면 법인택시 몫(30대) 중 일부(10대)만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술 발전으로 충전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더 성능 좋은 차량이 나오면서 충전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2040년까지 전기택시로 100% 전환해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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