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복귀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와 동시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여의도 복귀 대신 당분간 '인터뷰어' 로 전국을 다닐 예정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적은 기록을 뜻하는 '만인보(萬人譜)'로 콘셉트를 잡고, 낮은 자세로 다시 민심에 다가서겠다는 취지다.
이 전 대표 복귀 첫 일성은 '겸손'과 '쇄신'이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해왔던 일을 전면적으로 되돌아보고 과감히 쇄신할 것은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패인에 대한) 다양한 원인 분석이 있고 그것을 경청할 것"이라며 "당의 쇄신에도 힘을 보태겠다"라고 했다. 선거 패배 책임론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조국 사태' 반성문을 쓴 2030세대 초선 의원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대해 "절제의 범위를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어떻든 당원들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행보에 대한 짧은 구상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신복지와 신경제 관련 정책을 다듬어서 차근차근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인 지난 2월 아동수당 만 18세로 확대 등을 담은 '국민생활기준 2030' 정책을 내놓았다. 이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하겠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는 일단 민주당의 새 대표가 뽑히는 다음 달 2일까지 '낮은 자세'로 전국을 다니며, 다양한 지역·세대·계층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 세월호 7주기인 16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순직교사들을 추모한다. 당시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사망보험급을 지급받지 못한 고 김초원 교사 유가족도 만날 예정이다. 이어 고향인 전남 영광을 방문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시작의 뿌리를 찾기 위해 전남을 찾는다"며 "대학생, 귀농한 청년, 원로 당원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나 경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행보는 선거 참패 책임에 지지율도 한 자릿수까지 하락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다시 대중 속으로 들어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뜻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측근 의원들과 모임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다.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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