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을 모두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9ㆍ11 테러 이후 아프간과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해 온 미국이 20년만에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매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동맹국에 보고하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월 9ㆍ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비호한다는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뒤 20년째 주둔하고 있다. 미국이 참전한 전쟁 중 가장 길게 이어진 전쟁이다. 그간 미군 2,440여명, 아프간 민간인 3만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이 쏟아부은 돈도 2조달러(약 2,200조원)에 이른다.
미군의 해외 주둔에 부정적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아프간 철군'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난해 2월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체결했다. 탈레반의 ‘평화 약속’을 대가로 올해 5월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과 나토 동맹군을 철수 시킨다는 내용이다.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사태 지속 등을 이유로 취임 후 줄곧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5월 1일 아프간 철군 시점을 맞추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한이 아주 오래 연장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일각에서는 올해 말쯤 철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한 때 10만명이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협상 이후 현재는 2,500명 정도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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