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접수 민원 11만994건...영국 TV 역사상 최다
정규방송 취소하고 추모 프로그램만 방영한 탓?
일부 시민들 "BBC가 국가 선전 채널이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세상을 떠난 뒤 영국에 새로운 기록이 하나 더 생겼다. 영국에서 TV 방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것이다. 공영방송 BBC가 추모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은 것이 화근이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기준 필립공 추모방송으로 BBC에 접수된 민원이 11만994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때까지 영국에서 제기된 TV 프로그램 민원 중 가장 많은 수다. BBC는 지난 9일 아침 필립공이 사망한 후, 정규방송을 취소하고 추모방송만을 편성했다. 주요 채널인 BBC1과 BBC2에 똑같은 추모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BBC의 추모 프로그램 편성이 과하다고 원성을 쏟아냈다. 일부 시민들은 BBC가 국가 선전 채널이냐며 비꼬았고, 마스터셰프 등 인기 프로그램의 결방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시민들이 등을 돌리자 추모 프로그램을 방영했던 BBC1과 BBC2의 시청률이 평소보다 떨어지기도 했다. BBC는 논란이 계속되자 9일 오후 “공영방송으로서 국가의 슬픈 소식을 적절하게 편성표에 반영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필립공 사망으로 경신된 기록은 기존의 2배를 뛰어넘는다. 이전의 최다 민원 기록은 2005년 영화 '제리스프링어 더 오페라'에 접수된 6만3,000건이었다. 당시 BBC가 영화 방영을 결정하자 영국 내 기독교 신자와 단체들이 영화 속에서 기독교인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며 집단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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