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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뒤, 어떤 소식을 전할 수 있을까

입력
2021.04.14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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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전히 불확실한 올림픽 개최

편집자주

2021년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현장에 파견되는 취재기자가 재난 상황에서 겪는 생생한 취재기를 전달합니다.

일본 수영 국가대표 출신 데라카와 아야(왼쪽)가 일본 오사카 북부 스이타의 엑스포 기념공원에서 성화 봉송을 시작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일반도로에서 열기로 했으나 오사카부 의료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공원에서 무관중 릴레이로 진행된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일본 수영 국가대표 출신 데라카와 아야(왼쪽)가 일본 오사카 북부 스이타의 엑스포 기념공원에서 성화 봉송을 시작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일반도로에서 열기로 했으나 오사카부 의료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공원에서 무관중 릴레이로 진행된다. 오사카=AP 연합뉴스

하긴 한다고 한다. 2021년으로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을.

14일로 이제 개막 100일을 남겨뒀음에도 도쿄 파견 예정인 기자들조차도 100일 뒤 현지에서 축제 소식을 전할지, 재난 소식을 전할지, 아니면 올림픽과 전혀 관련 없는 소식을 국내에서 전하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그나마 정부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신청 서류 제출 요청을 받고 나니, 올림픽을 가긴 가게 된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된다.

“올림픽 하긴 하는 거냐”고 묻는 이들에게 정작 건넬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답은 “저도 정말 궁금하네요” 정도다. 지난해 초 ‘도심과 멀지 않은 곳’을 택해 허름한 숙소임에도 1박에 30만원 넘게 예약했다가 얼마 전 어렵게 취소를 통보했다. 그리고 최근 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 내’ 호텔을 새로 예약하면서 ‘무료취소 가능’의 옵션을 선택했다. 운항 편수가 확 줄어든 도쿄행 항공편도 일단 일정변경 또는 취소를 염두에 두고 예약했다. 모든 선택의 배경엔 ‘불확실성’이 깔려있다.

지난해 초부터 지구촌을 뒤흔든 코로나19 확산세는 1년이 지나도 좀처럼 잡히질 않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이번 대회를 열어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희망의 상징으로 삼고자 하지만, 국내에선 최근 1주일간 하루 500~700명대, 일본에선 하루 2,000~3,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실정이다.

양국 모두 수십 명 대 확진자가 나왔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 모습이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아직까지 북한을 제외하곤 올림픽 보이콧을 외치는 국가도 없다. 세계적으로 프로스포츠가 대거 취소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무관중으로라도 정상적으로 리그를 진행하면서 선수들의 반대 명분은 줄어든 모습이다.

해외 관중 없이 치르기로 결정해 지구촌 축제란 의미는 이미 물 건너 간 상황, 그렇다고 일본 국민들이 안심하고 반기는 분위기도 아닌 것 같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20~2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림픽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23.2%에 그쳤고, 취소(39.8%) 또는 다시 연기(33.8%) 해야 한다는 응답은 73.6%에 달했다.

지난달 25일 후쿠시마현에서 출발한 일본 내 성화 봉송도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오사카부는 의료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13∼14일 일반도로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성화 봉송을 모두 취소하고 공원에서 봉송 주자들의 무관중 릴레이로 대체하기로 했다.

‘올림픽 그거 안 하면 안 되나’ 싶다가도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인 올림픽 무대를 위해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십 년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을 떠올리면 생각은 바뀐다. 꼭 메달 획득이 목표는 아니더라도 올림픽 무대에 설 날을 그리며 땀 흘린 이들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부디 100일 뒤 지금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무사히 대회를 마친 이들의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원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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