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영웅' 구스망, 홍수 피해자 돕기 알려져?
폭우로 동티모르 최소 42명, 인니 177명 사망
흰 수염의 백발 노인이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어깨에 상자를 지고 걷고 있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노인은 주민들과 어깨동무하며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비가 오는 데도 노인은 트럭에서 구호품을 내리고 옮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마을 곳곳엔 최근 홍수 피해 흔적이 남아 있다.
12일 콤파스닷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 속 노인은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샤나나 구스망(75·사나나 구스마오)이다. 그는 동티모르의 독립 영웅으로 2002년 4월 실시된 동티모르 첫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5년 임기를 마친 구스망은 이후 2015년 2월까지 총리를 맡았다. 2000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티모르는 1999년 국민투표를 거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네티즌들은 홍수 피해자들을 직접 돕는 구스망의 솔선수범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퍼 날랐다. 그는 수도 딜리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피해 지역까지 구호품을 전달하러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망은 구호물품과 중장비를 지원받기 위해 기업들에도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구스망의 등장에 열광했다. 정작 구스망은 손사래를 쳤다. “당신을 구한 것은 예수님”이라고 주민들에게 말했다.
동티모르는 이달 초 열대성 저기압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쏟아진 폭우 탓에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봤다. 8일 기준 최소 42명이 숨지고 1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대통령궁도 물에 잠겼다. 인근 인도네시아의 동(東)누사텡가라주(州)에선 이번 대홍수로 11일 기준 177명이 숨지고 45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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