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선거 정당성 훼손한 트럼프 영향"
미국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은 여전히 지난해 대선이 조작됐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패배 후에도 각종 소송 등 끊임 없이 불법 의혹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작 프레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11일(현지시간) 최근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공화당 지지층의 55%가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지지자의 6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지지 후보가 낙선했다고 해도, 선거 정당성을 의심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6년 대선까지 선거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답한 낙선 후보 지지자는 8~14%에 불과했다. 유독 지난해 대선에서만 수치가 55%로 껑충 뛴 것이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당한 선거 결과를 공공연히 훼손한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간 미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트럼프처럼 끝까지 선거 조작을 주장하는 0사례는 드물었던 탓이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던 2004년 대선만 봐도 그렇다. 플로리다주(州)에서 재검표까지 진행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고어가 결과에 승복해 조작 논란으로 번지진 않았다.
대선 결과를 불신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최근 공화당 주도로 추진되는 ‘우편투표 제한법’에 대한 선호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역시 선거 조작의 근원을 우편투표로 지목한 트럼프의 영향이다. 단적으로 2018년 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자의 48%가 “투표를 더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그 비중이 2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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