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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하이힐보다 운동화ㆍ노타이… 좋은 생활 습관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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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하이힐보다 운동화ㆍ노타이… 좋은 생활 습관 가져야

입력
2021.04.12 18: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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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건강을 위해선 하이힐보다 운동화를 신는 것이 더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을 위해선 하이힐보다 운동화를 신는 것이 더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또각또각 그녀들이 사라졌다.’ 서울의 한 여대 안에 있는 구두 수선점이 문 닫을 처지에 있다는 기사가 얼마 전 보도됐다.

10년 전에는 하루 200명을 넘던 손님이 요즘은 하루 2~3명에 불과하며, 한 명도 없는 날마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때문이 아니라 학생들이 구두를 신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도 굽 높은 구두를 신은 여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무실이 밀집된 곳에서는 정장 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여성도 흔히 볼 수 있다.

남성들도 다르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여름에만 노타이에 캐주얼 복장을 허용했지만, 요즘은 연중 캐주얼을 입을 수 있게 하는 회사들이 많다. 양복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구두는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많은 여성이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으면 ‘무지외반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발목 골절이나 아킬레스건 손상 등의 위험도 감소할 것이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한때는 ‘성인병’이라고 했지만, 청소년들에게도 생길 수 있어 생활습관병으로 바뀌었다.

질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생활 습관으로 흡연, 과음, 과식, 운동 부족, 소금ㆍ지방ㆍ설탕 과다 섭취 등이 꼽힌다. 뿐만 아니라 하이힐 신기, 커피 마시기, 스마트 폰 시청, 양반다리 앉기 등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습관이다.

방바닥에 양반다리로 앉는 생활 습관이 의자에 앉는 입식 문화로 바뀌면 무릎과 엉덩이관절 질환의 발생률을 낮춘다. 정장에 운동화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있지만, 운동화 선호가 보편화되면 발과 발목 손상 위험은 줄고 걷는 양은 늘 것이다.

이처럼 건강에 유익한 생활 습관 변화가 있는 반면 정반대도 있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 증가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약 3시간, 20대는 4시간을 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 증가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 눈이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안구건조증, 시력 약화 등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년~수십 년 이상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목 디스크, 난청, 중독 등 각종 건강 문제의 발생 위험이 늘어날 것이다.

나쁜 생활 습관이 있다고 해도 단기간에 질병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문제는 잘못된 생활 습관이 장기간 누적돼 생활습관병이 발병한 뒤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건강을 위해 뭔가 특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도 잘 팔린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특정한 음식이나 성분의 건강 증진 효과를 뒷받침해주는 신뢰할 만한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금연, 절주, 운동, 소금ㆍ지방ㆍ설탕 줄이기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이 심ㆍ뇌혈관 질환, 암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많다. 하이힐보다 운동화를 애용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생활 습관 교정’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습관도 오래 지속하면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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