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 돈바스, 산발적 교전 잦아져
나토 앞세운 미국, 우크라 지지 협의
우크라, 러시아 앙숙 터키 손부터 잡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으르렁대는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엔 ‘우크라이나’를 놓고 맞붙었다. 서방에 치우친 옛 위성국 우크라이나를 자국 영향력 아래 두려는 러시아의 야심이 노골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을 활용한 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국경 지역에서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역 패권’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맞닿은 국경 지역에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가장 많은 병력을 이동시킨 러시아의 군사 행보를 염두에 둔 진단이다. 드미트리 코작 러시아 대통령행정실 부실장은 8일 한 술 더 떠 군사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돈바스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뒤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으로 최근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다급해진 미국은 바로 ‘동맹 복원’의 핵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에 러브콜을 보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유럽ㆍ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과 잇따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지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인접 흑해에 군함 두 척도 파견해 군사적 압박 의지도 보였다.
미ㆍ러 관계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악화일로에 있다. 미 당국이 러시아 소행으로 확신하는 연방정부 대규모 해킹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배후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나토로 대변되는 서방의 군사력을 경계할 최후의 방어선이 이 곳이다. 가뜩이나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분리주의와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이라며 나토 가입을 재천명한 터라 돈바스 사수가 급해졌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러시아의 목표는 돈바스가 자치 지역으로 존재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앙숙인 터키와 손을 잡으며 나름대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휴전을 유지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 사태를 계기로 끊임없이 반목 중인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달에도 터키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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