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 시즌2 자막 왜곡?
'프로듀스101' 시리즈 등 반복되는 조작 논란
"솜방망이 처벌 강화해야"
TV조선의 리얼리티 예능 '아내의 맛'이 최근 조작 방송 관련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사실을 왜곡하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 관행으로 인한 잡음이 tvN의 인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서도 불거졌다.
'윤식당'은 2018년 방송된 시즌2에서 외국인 출연자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미화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8회 방송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온 남성은 이서진과 박서준을 보고 "여기 두 명의 한국인 게이가 있네"라고 말했는데, 자막엔 엉뚱하게 "여기 잘생긴 한국 남자가 있네"라고 나갔다. 식당을 찾은 독일 여성이 "이 사람들 핫케이크 잘 못 해"라고 한 말을 정반대로 "이 팬케이프 정말 잘 만들었어"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온라인에선 '제작진이 국뽕(지나친 애국주의를 조롱하는 신조어)에 취해 차별을 묵인하고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tvN은 3년 전 방송이 나간 뒤 자막 오류를 인지하고 재방송과 인터넷 다시보기에선 문제의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내보냈으나, 본편을 잘라 만든 클립 영상이 인터넷에 최근까지 남아 다시 문제가 됐다. tvN 관계자는 "편집을 바쁘게 하다 보니 제작진이 당시 번역 오류를 미처 잡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SBS '정글의 법칙'의 태국 대왕조개 무단 채취 등 방송가에선 관찰 예능의 비윤리적 연출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 제작진은 공정성을 앞세워 놓고 정작 투표수를 조작해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리얼'을 빙자한 선을 넘는 연출이 반복되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 탓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조작 방송 관련 방송법상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는 과징금(최대 3,000만 원)이다. 과징금 처분을 받더라도 지상파와 종편은 재승인 심사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건당 10점이 감점되는 데 그치고, tvN 등 CJ ENM 계열은 재승인 대상이 아니라 벌금만 물면 된다.
조작 방송을 근절하기 위해선 방송평가 시 관련 벌점을 강화하고 재승인 심사 제외 채널에 과징금 외 추가 제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 내부에서 조작 방송을 뿌리 뽑기 위한 의지를 보이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석현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재미를 위해선 리얼 예능이라도 조작이나 왜곡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만연한 탓에 조작 방송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방송사가 먼저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청자에 그 조치를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TV조선은 '아내의 맛'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종방 조치를 내렸으나 프로그램 폐지가 아닌 "시즌 종료"란 애매한 입장을 냈다. 제작진 징계와 관련해선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아내의 맛' 조작 방송 심의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방심위의 5기 위원회 구성이 두 달 넘게 지연돼 심의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아내의 맛' 출연자 함소원 관련 접수된 민원은 19건"이라며 "위원회가 새로 구성되기 전이라 해당 건의 심의 여부와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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