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진전… 모멘텀 유지 위해 내주 재소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의 탈퇴로 이행이 중단된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되살리기 위한 당사국 간 협상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앞으로 매주 회의를 열며 동력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 보완을 바라는 미국을 여전히 이란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만큼 아직 갈 길은 멀다.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두 번째 JCPOA 복원 협상 회의에 참석한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회의 뒤 트위터에 “참석자들은 전문가들이 사흘간 진행한 서류 작업을 검토했고, 만족하며 첫 진척이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고 썼다. 이어 “(JCPOA 공동)위원회는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 주 다시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 특사인 왕췬 빈 주재 중국 대표부 대사도 기자들에게 “모든 당사자가 이견을 좁혔고, 컨센서스(합의)를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모멘텀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 그룹과 외교관들이 다음 주 논의를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의 조정자 역할을 맡고 있는 유럽연합(EU) 외교관 엔리케 모라도 AFP통신에 “건설적이었고 결과 지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란은 불만족스러운 기색이다. 협상 대표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은 “다른 당사국의 정치적인 의지 및 진지함”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협상을 계속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두 번째였다. JCPOA 공동위원회 참가국들은 2018년 5일 미국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재개하며 합의가 망가진 뒤 6일 빈에서 처음 만났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조치 및 이에 상응하는 이란의 핵활동(우라늄 농축과 농축 우라늄 비축) 제한 조치를 각각 확인할 2개의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꾸려 가동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회의에는 당사국인 이란과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이 참석했고, 미국은 이란 반대로 참석하지 않고 인근 호텔에 머물며 간접 참여했다.
현재 양국이 상대방에게 먼저 움직일 것을 요구하며 버티는 형국이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먼저 풀어야 핵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미국은 이란이 합의 조건에 맞게 핵활동을 제한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자기 의무 이행을 미루는 식이다. 더불어 이란 요구 대로 합의를 2018년 미국 탈퇴 이전 상태로 고스란히 되돌리느냐, 아니면 미국이 바라는 것처럼 합의 효력 소멸 기간을 뒤로 미루고 미사일, 역내 도발 제한 등을 넣어 새 합의를 맺느냐도 대립이 첨예한 쟁점이다.
다음 회의는 14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한 핵 사찰 허용 기간(3개월)과 강경파 집권 가능성이 큰 이란 대선 일정(6월) 등을 감안할 때 다음 달 말 전에는 어떻게든 진전을 봐야 하는 만큼 앞으로 최소 매주 이견을 좁히기 위한 회의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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