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美국무, 프·독과 통화… "러 위협 논의"
나토동맹 협의 추진… 美군함 2척 내주 흑해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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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 동부 돈바스 지역을 방문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대치 중인 군 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돈바스=AP 연합뉴스
친(親)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의 국경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규모 병력 이동 등 분리주의 반군을 돕고 있는 러시아의 도발 조짐 때문이다.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 서방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유럽ㆍ외교부 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과의 잇달아 통화하고 러시아에 병력 증강 중단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들 장관이 위험하고 무책임한 수사(修辭)와 군대 증강 배치 등 러시아의 도발 신호 중단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3국 장관들은 또 러시아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정전(停戰) 합의 위반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 간의 협의를 강화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가시화하는 러시아의 공격 행위에 대해 러시아나 다른 국가들과 외교적으로 관여(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파트너나 동맹들과 정보를 평가ㆍ공유하며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 동향도 있다. 이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터키 외교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자국 군함 두 척이 다음주 중 우크라이나 인접 흑해에 진입하겠다는 통보를 미국이 터키에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곧장 러시아가 흑해 연안국이 아닌 국가들의 해역 내 활동 강화를 우려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함정 파견은 통상적 활동이라는 게 미국 입장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미 함정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과 정부군 간 교전 개시 이후 흑해에서 주기적으로 작전을 벌여 왔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교전이 격화 중이다. 친러 성향이 다수인 이 지역 주민들은 7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를 전격 병합하자 분리ㆍ독립을 선포하고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최근 러시아가 이쪽으로 군대를 대거 보낸 건 누가 봐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서이지만,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 전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는 현재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병력을 우크라이나 쪽 국경 지역에 배치했고 이는 심각한 신호”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친서방 정부가 들어선 2014년 이후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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