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남지부 김수정 실장이 전한 현지 상황
"부적응해 들어온 외지 학생들, 다양한 문제 겪어"?
"아이들 여전히 방치, 부모들의 삶도 여유 없어"
관리감독 주체 명확히하고 지자체 지원해야
최근 엽기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경남 하동 서당의 학생들이 여전히 위험에 방치된 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경남지부 김수정 참교육실장은 9일 "이런 큰 사건이 났는데 데려가는 학부모님이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김 실장은 이날 경남CBS라디오 '시사포커스 경남'에 출연해 "서당 입소한 학생들 중에서 중학생 27명이 초등학생 때부터 서당에 거주를 했다"면서 "본인이 원해서 온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권해서 왔는데, 이런 사건이 터져도 데려가는 부모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만큼 학부모님들의 삶도 여유가 없고 어렵다는 것을 우리가 추측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동군 내 서당을 표방한 시설에서 학생들 사이에 폭행은 물론 가혹 행위에 성 학대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선 상태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경남 하동 일대에 개인과외, 학원, 청소년수련시설 등으로 등록한 서당은 모두 6곳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초·중·고생 110명이 기숙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는 등 문제를 겪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서당 인근 초·중학교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당은 명패만 달고 있을 뿐 외지에서 온 학생들이 인근 학교를 다니며 집처럼 생활하는 사실상 기숙 시설인 셈이다.
김 실장은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의 거의 80% 이상이 서당을 다니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또 대부분의 학생, 80% 이상이 서당에 집단적으로 거주를 한다"며 "다수가 외지에서 온 학생들이고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교육청과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학생 개개인의 삶을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경남교육청이 서당 문제에 대해 '1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아이의 삶을 살펴야 한다"면서 "제도를 넘어서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청소년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학교를 넘어 지자체 차원에서도 고민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태 파악, 아이들 회복 우선이지만..."
김 실장은 "실태 파악을 제일 먼저 하고, 아이들의 회복을 우선에 둬야 한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관리감독이 안 되는 원인과 관련 "숙소 관리가 가능하려면 기숙사로 되어야 되는데, 기숙사가 아닌 단순한 숙소이고, 교육청은 해당 서당이 건물의 일부만 학원으로 등록해서 관리감독이 어렵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등록된 학원에만 관리감독 권한이 있어 학원에 속하지 않은 숙소는 법적으로 권한 밖이라는 것이다. 서당에서의 숙식은 학원법과는 무관하게 지방자치단체가 위생법 등을 근거로 관리한다.
그는 "학원 교습이 이루어지는 공간 외에 아이들이 먹고 자는 공간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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