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대한불교조계종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도심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등 행렬을 볼 수 없게 됐다.
9일 조계종에 따르면 불교계는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달 19일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지역별로 사찰과 단체의 특성에 맞춰 소규모 연등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불교계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전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특히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연등 행렬이 가장 큰 볼거리였다. 2만여 명이 다양한 색상의 연등을 들고서 동국대를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 앞까지 행진하는 연등 행렬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연등회는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연등 행렬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1980년에는 '서울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신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연등 행렬이 무산됐었다.
불교계는 지역별 연등회 말고도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연등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다음 달 15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연등법회는 유튜브 등으로 중계된다. 19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 또한 KBS 등 방송으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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