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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합당' 놓고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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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합당' 놓고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시작

입력
2021.04.09 19:20
수정
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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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당선이 확실해진 후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당선이 확실해진 후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압승에 기여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간 합당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차기 당권주자를 뽑는 전당대회 이전에 결론을 내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합당 얘기를 먼저 꺼냈던 안 대표는 신중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차기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이전까지 일단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에 어떤 시기, 절차로 합당할 것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우리와 생각이 같다면 바로 (합당)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선거 후 합당' 얘기를 먼저 꺼낸 만큼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위한 실무적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안 대표의 의중이다. 안 대표는 전날 합당 문제와 관련해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대통합"이라면서도 "지난 100일간의 평가 작업이 먼저고, 전국 당원들을 만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게 우선"이라고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의 다른 대선주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안 대표 입장에서는 합당의 명분이나 형식도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일단 자리를 비운 상태다. 뿐만 아니라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등 이번 선거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관계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합당 논의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안 대표 측에서는 이번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국민의힘과 합당 여부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주 원내대표와 안 대표는 전날 비공개로 만나 합당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지만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후보 단일화였다"며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판을 키우고, 끝까지 판을 지키고 완성시킨 사람은 안철수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최대한 많은 당원으로부터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한 방안부터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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