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 타이어 밀어내며 숨 쉬려 노력?
전문가 "건강한 사람도 사망하게 될 정도"
마약·기저질환이 사인이란 주장 반박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이 짓눌린 상황에서 숨을 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플로이드는 수갑을 찬 손으로 아스팔트 바닥과 경찰차 타이어를 밀어내며 숨을 쉬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폐 전문 내과의 마틴 토빈 박사는 8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州)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데릭 쇼빈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재판에 출석해 “플로이드의 사망은 산소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토빈 박사는 “쇼빈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호흡 이후 3분 2초 동안 목을 더 누르고 있었다”며 “그때 플로이드 몸의 산소 농도는 0으로 내려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쇼빈은 지난해 5월 과잉진압으로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출동 당시 쇼빈은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의 목을 9분가량 눌렀다. 플로이드가 계속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이를 무시했고, 플로이드는 결국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플로이드가 비무장 상태에 수갑도 차고 있었기에 사건이 알려지자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토빈 박사는 법정에서 공개된 데릭 쇼빈의 바디캠 영상을 바탕으로 극한 상황에 몰린 플로이드가 호흡하기 위해 했던 행동을 설명했다. 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손가락으로 아스팔트와 경찰차 타이어를 밀어내는 모습을 보였는데, 토빈 박사는 이를 “오른쪽 가슴과 바닥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 어떻게는 숨을 쉬려는 필사적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토빈 박사는 “플로이드가 처한 상황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사망에 이를 정도”라며, 약물 사용이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사인이라는 쇼빈 측 주장을 반박했다. 플로이드를 부검했을 때 펜타닐과 필로폰 등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지만, 이것이 사망의 원인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마약류가 호흡률을 40%가량 줄이는 것은 사실이나 현장 영상의 플로이드는 호흡을 잃기 직전의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플로이드가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변호인 주장도 반박했다. 토빈 박사는 “사람은 기도가 15%로 좁아질 때까지 말을 할 수 있다”며 플로이드가 진압 과정에서 말을 했다는 사실로 호흡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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