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진보진영의 위선적 관행을 ‘내로남불(naeronambulㆍ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부르며 점점 더 냉소적으로 대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ㆍ7 재보궐선거 결과 두고 이같이 일갈했다. 주요 외신들도 여권의 선거 참패 소식을 일제히 전하며, 대통령 선거를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치 지형 변화에 주목했다.
7일(현지시간) NYT는 ‘선거 참패는 한국 정치 상황의 변화를 알린다’는 제목의 서울발(發) 기사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시장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에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번 선거는 한때 문 대통령에게 충성했던 유권자들, 특히 2030세대가 등을 돌림에 따라 (민주당이) 가파른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여당의 패배 원인으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추문 △북한 외교 실패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등을 꼽았다. 특히 문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두고는 '너덜너덜해졌다(in tatters)’고 표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약속하며 집권했지만, 조국 전 법무장관 딸 특례 입학 스캔들로 ‘흙 수저’ 논란이 커지면서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대선 공약이 무색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병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 “국민들은 문 정부가 무능하더라도 최소한 보수진영보다 윤리적으로는 우월하길 바랐는데, 문 정부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오랜 불만이 누적돼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을 맞았다”고 전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한국 보수당이 크게 승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가 차기 대선을 1년 앞둔 한국인들의 국민적 정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WSJ는 만일 보수 진영이 향후 우파 성향 대통령을 탄생시킬 경우, 더 공격적인 중국, 점점 더 핵무장 하는 북한,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미국으로 동북아 정세가 민감한 시기에, 현 정부와는 매우 다른 외교 접근법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LH 관계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돈을 챙기려 했다는 비난이 선거를 앞두고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고 전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치솟은 집값 등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여권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이어가려면 정책 쇄신이 필요하다는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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