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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 빼고는 다 줄였다'...코로나에 가계 지출 역대 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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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 빼고는 다 줄였다'...코로나에 가계 지출 역대 최대 감소

입력
2021.04.08 16: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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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240만 원 지출... 2.3% 감소
코로나에 교육비, 여가 등 대부분 지출 줄어든 탓
식료품 비중 높은 하위 20%는 오히려 지출 늘어
고소득층은 자동차 구입 늘려...소비 양극화 현상

6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입곡물을 원료로 하는 밀가루 등이 진열돼 있다. 뉴스1

6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입곡물을 원료로 하는 밀가루 등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며 240만 원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문화생활, 교육 등에 '돈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소비에서 식료품 등 필수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경우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출액이 오히려 늘어났다.

가구당 한 달에 240만 원 썼다... 오락·문화 소비 23% 급감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 원으로 2019년 대비 2.3%(5만7,000원) 감소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 감소 폭은 2.8%에 달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조사방법 다른 2017·2018년은 미포함)이다.

지난해 가계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돈 쓸 기회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가구당 월평균 교육 지출은 15만9,000원으로 1년 사이 22.3% 급감했다. 오락·문화 소비는 22.6% 줄어든 14만 원, 음식·숙박은 7.7% 쪼그라든 31만9,000원에 그쳤다.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옷도 사 입지 않아 의류·신발 지출 역시 11만8,000원으로 14.5% 감소했다.

반대로 일부 항목은 코로나19로 오히려 지출액이 늘었다. 집밥을 먹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 월평균 지출은 14.6% 늘어난 38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마스크가 포함된 보건 지출은 22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9.0% 늘었으며,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주류·담배(4.8%) 소비 증가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저소득층은 식료품 물가 부담... 고소득층은 자동차 구매

다만 소득 수준별로 양상이 엇갈렸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월평균 지출이 3.3% 늘어나며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는 식료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지난해 식료품·비주류 물가 상승률이 4.4%로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지출 105만8,000원 중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는 23만5,000원으로 22.3%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 평균인 15.9%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먹거리 등 필수항목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특성상 허리를 졸라매는 것조차 어려웠다는 뜻이다.

반대로 고소득층은 코로나19로 생긴 여윳돈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여유를 선보였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421만 원이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식료품(13.3%)도 교육(9.6%)도 아닌 교통(15.2%)이었다.

정구현 과장은 "(코로나19로) 오락·문화, 교육에서 줄어든 소비지출이 자동차 구매로 이전됐다"며 "지난해 자동차 개별소비세가 인하된 점도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5분위를 제외한 1~4분위 가구에선 여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교통 지출이 급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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