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무대에서 함께한 BTS, 단 한 번도 후진한 적 없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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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무대에서 함께한 BTS, 단 한 번도 후진한 적 없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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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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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연연출가 김상욱 대표

콘서트 연출가 김상욱 플랜에이 대표는 "같은 공연을 수십 번 해도 오프닝과 함께 관객이 내지르는 함성을 들을 땐 매번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한진탁 인턴기자

“K팝 그룹 콘서트는 서구권 가수들 공연과 달리 매우 다채로워요. 그룹 외에 솔로, 유닛으로 다양한 무대를 연출하죠. 서사가 강한 것도 강점입니다. 곡 배치부터 영상, 가수들이 관객에게 하는 이야기, 미술까지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연출합니다.”

해외 콘서트 전문가들도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K팝 콘서트만의 마법은 무엇일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쇼케이스부터 2019년 월드투어까지 함께한 공연기획사 플랜에이(PLAN A)의 김상욱 대표는 이 같은 답을 내놨다. 단순히 노래를 나열하고 무대장치와 시각효과로 이목을 끌어들이는 데서 벗어나 관객이 몰입하고 감동할 수 있는 연출을 하기에 서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공연의 서사 측면에서 K팝 가수들은 웬만한 서구권 아티스트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술의전당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좋은콘서트(현 CJ ENM 공연사업부)를 거쳐 2010년 공연 연출 전문 기획사 플랜에이를 설립했다. 이후 2PM, 원더걸스, 성시경, 넬, 씨앤블루, JYJ, 윤상,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 등 굵직한 가수들의 국내외 공연을 연출했다. 2AM 콘서트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와 인연을 맺은 뒤 방탄소년단이 무명 신인 그룹이던 시절부터 세계적 슈퍼스타가 될 때까지 대부분의 무대를 함께했다.

9년 전 ‘김피디의 쇼타임’을 펴내 공연연출가의 삶을 전했던 그는 최근 두 번째 책 ‘케이팝 시대를 항해하는 콘서트 연출기’를 통해 콘서트 연출가로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방탄소년단의 소박한 데뷔 무대부터 한국 가수 최초의 세계 스타디움 투어까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어떻게 연출했는지 6년여의 여정을 담았다. 그는 “데뷔 전 만났던 방탄소년단은 군기가 바짝 든 신인들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신인치곤 잘한다는 생각만 했지 세계적인 스타가 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음악 차트는 물론 콘서트 무대에서까지 진정한 월드스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김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최고 장점은 무대에서 단 한 번도 후진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연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 적이 없습니다. 또 어느 순간부터는 습득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더군요. 리허설을 하기 전 무대 위 동선과 동작을 미리 설명하는데 신기할 정도로 정확히 해내더라고요. 스타디움 같은 대규모 공연장에선 수많은 변수가 생기는데도 그걸 빠르게 이해하고 실행해낸다는 건 대단한 능력입니다.”

연출가로서 참여한 수많은 공연 가운데서도 2019년 5월 방탄소년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공연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그는 “연출 인생 최고의 전쟁터였던 동시에 가장 벅찼던 공연이었다”고 했다. 월드투어의 첫 무대가 국내가 아닌 미국이었던 데다 이전 공연과 달리 스타디움 콘서트였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으며 국내외 스태프가 뒤엉켜 완성해야 했던 어려운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디오니서스’의 인트로와 함께 관객이 함성을 터트리면서 첫 곡이 시작됐던 순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연 연출에 관심 있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문 직종이긴 하지만 콘서트만 생각하지 말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곡의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선 가사의 행간을 읽어내는 독해력, 음악을 시청각적으로 구현해내는 상상력, 무대 구성에 대한 공간감과 미적 감각 등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연 연출은 그에게 늘 변함없이 가슴 뛰게 하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지만 대형 공연장들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무대로 돌아갈 예정이다. “공연 시작과 함께 수천, 수만 관객이 내지르는 소리를 듣는 건 수없이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매번 소름 돋는 경험입니다. 그 소리를 들으러 공연 연출을 계속하는가 싶기도 해요. 언젠간 올림픽 개막식처럼 큰 국가행사를 맡아서 해보는 게 꿈입니다. 종합예술이면서 좀 더 큰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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