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손흥민 강원FC 와서 함께 우승한다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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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손흥민 강원FC 와서 함께 우승한다면 금상첨화”

입력
2021.04.08 15:42
수정
2021.04.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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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는 'K리그 최연소 대표'

이영표 강원FC 대표가 7일 춘천사무국에서 유니폼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춘천=김형준 기자


"건강이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영표(44) 강원FC 대표의 2021년은 건강조차 돌아볼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새해 첫 날 취임해 알짜 선수 ‘폭풍 영입’부터, 축구전용구장 신축, 축구 아카데미 구축 추진, 사상 첫 B팀 운영까지 그의 적극적인 행보에 축구계는 주목했다. 7일 강원FC 춘천사무국에서 만났다. 취임 100일(4월 10일)을 앞둔 그는 “구단이 자립하고, 미래엔 수익을 낼 수 있는 작업들을 해왔다”고 돌아봤다.

2021 시즌부터 K4리그에 나서는 강원FC B 선수들이 14일 여주종합운동장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U-20 월드컵 준우승’ 김정민은 왜 강원에 왔을까

이 대표는 그간 ‘파종’에 주력했다. 그는 “100일 동안 성과를 내려는 건 욕심”이라면서 “전북이나 울산처럼 당장 우승을 목표 삼은 팀들은 비싼 선수를 30명 이내로 구축해 경쟁하는 게 맞지만, 우리 같은 팀(시도민구단)은 좋은 유망주를 많이 보유하고, 이들의 가치를 키우는 게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했다.

그래서 만든 게 K4리그(4부)에 참가하는 B팀이다. 출전 선수 11명 중 23세 이하(U-23) 선수가 7명 이상 뛰어야 한다. 이 대표는 “젊은 선수들은 오랜 시간 실전에 못 뛰면 퇴보한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실전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면서, 기량도 유지ㆍ발전 할 수 있는 무대”라고 했다. 또한 철원군 등 도내 중소도시에서 홈 경기를 개최해 팬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강원FC가 3월 26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무대를 경험한 미드필더 김정민을 임대 영입했다고 밝혔다. 강원FC 제공

특히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로,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활약했던 김정민(22)이 지난달 강원으로 이적한 사례는 상징적이다. 그는 최근 K리그1이 아닌 K4리그에서 강원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표는 “김정민 쪽에서 먼저 우리에게 연락이 온 경우”라면서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성장을 위해 오고 싶은 팀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춘천 출신 축구팬이 수원을 좋아한다는데…”

지난달 그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에서 다룬 ‘춘천 출신 축구팬’ 청년 인터뷰는 자극제였다. 축구를 좋아하고, 이영표도 잘 아는 그에게 어느 팀을 좋아하는지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수원”. 그 청년을 원망할 순 없으나, 구단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깨닫게 해 준 계기였단다.

그는 “강원에서 자란 유소년들이 10년, 20년 뒤 우리 팬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원도내 모든 시ㆍ군에 5~12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축구 아카데미’를 추진 중인 배경이다. 이 대표는 “축구를 가르쳐 큰 돈을 벌겠다는 개념보단 구단과 어린이의 ‘터치’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강원 유니폼을 입고 추억을 쌓으면서, ‘내 첫 팀은 강원’이란 인식을 심어주고 싶단 얘기다. 대대손손 한 구단의 멤버십을 이어가는 유럽도 결국 어릴 때 부모와 쌓은 구단과의 추억이 그 시발점이 되곤 한다. 이처럼 성장 후에도 다른 팀이 아닌 강원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단 게 그의 구상이다.

손흥민(왼쪽)이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빈 남부 비너 노이슈타트의 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돌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용구장에서, 손흥민 함께 우승컵 들 수 있도록…”

마케팅의 전초기지가 될 축구전용구장 설립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미 도내 여러 지자체에서 유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경기장의 기능을 충분히 경험해 온 그는 “빨리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어떤 형태로 지을 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기장은 축구만 하는 공간이 돼서는 안 된다”며 “사람들이 평소에 만나 밥을 먹고 일상을 즐기는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공연장, 공유오피스, 심지어는 주거 기능까지 경기장 일대에서 소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2019년 대구에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를 좋은 사례로 들면서 “경기장이 가능한 도심으로 들어와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용구장 개장경기엔 이 대표가 현역시절에 뛰기도 했던 토트넘(잉글랜드)을 비롯해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등 해외 명문 클럽을 초청할 구상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꿈은 춘천 출신 손흥민(29ㆍ토트넘)이 강원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4, 5년 뒤 손흥민이 우리 팀에 와서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금상첨화”라면서 “그 때까지 우승 가능한 팀을 만들어 놓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영표 강원FC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설명하고 설득해야죠, 강원도 예산은 소중하니까”

이 대표는 “요즘 강원도청과 도의회를 드나들며 의사결정권자들에게 구단의 미래를 설명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덜고, 자립과 수익창출이란 목표를 이루는 과정까지 강원도의 충분한 예산 지원이 반드시 필요해서다. 다만 그는 예산을 왜 써야 하는지, 그 돈을 구단은 어떻게 쓸 지, 그 돈은 어떤 효과를 낼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강원도 예산은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원은 2008년 창단 이후 불분명한 회계 처리에 따른 프런트의 배임ㆍ횡령 의혹, 코드인사 및 채용비리 논란, 전 대표의 구단 자산 유용 등 각종 비위에 흔들렸다. 구단이 되레 예산(세금)을 낸 도민들에게 힘은 커녕 상처만 준 셈이다. 이 대표는 “의원님들도 예산이 왜, 어디에 쓰이는 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명을 듣곤 구단의 역할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크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구단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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