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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희박 판단' 아내 호흡기 떼 숨지게 한 남편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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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희박 판단' 아내 호흡기 떼 숨지게 한 남편 징역 5년

입력
2021.04.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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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항소 기각 1심 판결 유지
"연명의료절차법 따르지 않아"

대한민국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 숨지게 한 남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동포 이모(60)씨와 검찰이 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제정 과정과 그 취지를 예로 들어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한 법적 절차가 없을 때와 이 사건 범행을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회복이 어려운 질병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은 것도 아니고, 무슨 이유로 쓰러져 연명치료에 이르게 됐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지 않고 피해자를 살해한 범행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료진 책임도 있다'는 피고인 측 주장엔 "과실이 명확하지 않고, 만에 하나 미흡했더라도 피고인의 죄책에 영향은 없다"고 봤다.

이씨는 2019년 6월 4일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내(56)의 기도에 삽관된 벤틸레이터(인공호흡장치)를 손으로 완전히 뽑아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이씨 측은 아내의 소생 가능성이 없었던 점과 아내가 생전에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밝힌 점, 하루에 20만∼3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 등으로 인해 범행했다고 인정하며, 집행유예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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