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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수탈과 오염 흑역사 장항제련소, 환골탈태 막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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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수탈과 오염 흑역사 장항제련소, 환골탈태 막 오른다

입력
2021.04.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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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브라운필드 정화 토지 활용 구체화
국내 첫 생태복원형 국립공원으로 개발
한국형 뉴딜정책 상징공간으로 탈바꿈
8월까지 기본구상 마무리 내년 대선 공약으로

장항제련소. 충남도 제공

장항제련소. 충남도 제공


일제는 충청도 지역 미곡과 자원 반출을 목적으로 충남 남단 바다를 메워 장항항을 조성했다. 일제는 1931년 장항선 개통을 필두로 1936년 장항제련소를 준공하고, 이어 1938년 장항항을 개항하는 등 수탈을 위한 각종 시설을 확충했다. 장항제련소는 원산 및 흥남제련소와 함께 일제 강점기 3대 제련소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높이가 210m에 이르는 장항제련소 굴뚝은 한때 아시아 최고여서 우리나라 근대산업의 상징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장항항은 1964년 국제항으로 승격한 뒤 제련소관련 물동량을 유지했다. 하지만 1989년 운영 중단에 이어 이듬해 금강하굿둑 건설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장항항과 장항선 등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군세를 넓힌 서천군은 인구가 1966년 16만1,000명에 달했지만 이후 감소세가 이어져 현재는 5만1,000여명에 불과하다. 또 장항제련소가 50년 동안 내뿜은 대기오염물질은 주변 토양을 중금속으로 오염시켜 주민 건강을 위협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2007년 정부 차원의 대책을 건의하고 나섰다. 이후 토양 정밀조사 등을 거쳐 2009년 관계 부처 합동 종합대책이 가시화했다. 환경부와 충남도, 서천군은 종합대책을 토대로 총 970억원을 투입해 중금속 오염 토지 110만4,000㎡를 매입했다. 환경부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941억원을 들여 오염토양 정화 사업을 추진했다. 정화 사업을 마친 토양에 대한 도시개발방식 활용 방안을 모색했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추진은 중단됐다. 충남도는 이런 상황 속에서 고심을 거듭하다 2019년 국제환경테마특구 구상을 마련, 지난해 10월 한국판 뉴딜 시도지사 전략회의 때 대통령에게 추진을 건의했다.

장항항. 충남도 제공

장항항.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서천군 옛 장항제련소 일대 브라운필드를 국제적 생태환경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밑그림이 윤곽을 드러냈다. 브라운필드는 일제 강점기 수탈과 근대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산업시설 중단으로 빚어진 구도심 쇠퇴 등 아픔을 간직한 지역이다. 도는 이 일대를 우리나라 최초 생태복원형 국립공원이자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 상징 공간으로 변모시켜 신성장동력으로 견인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7일 서천군청 대회의실에서 장항 오염 정화 토지 활용 방안 기본구상 연구용역 1차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는 주민을 비롯해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노박래 서천군수, 허재영 국가물관리위원장,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서천 브라운필드에 대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 추진을 뒷받침하고 , 구체적인 토지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진행 중이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국토연구원은 이날 중간보고회에서 '탄소중립 및 기후위기시대 대응 장항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비전의 골자는 대한민국 최초 생태복원형 국립공원 도시 조성, 한국판 뉴딜정책의 지역 실현, 브라운필드 재이용을 통한 지역발전 원동력 마련이다.

국토연구원은 추진 전략으로 브라운필드 및 주변 지역 생태계 복원·보존체계 마련, 생태·역사·문화 자원 활용 스마트 생태관광지구 조성, 국가생태산업단지 연계 해양·생태연구 선도기지 구축,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주민주도형 지역재생 등을 들었다. 또 실천사업으로 장항 인공생태습지 조성, 멸종위기종 첨단 연구 및 관리센터 건립, 국립공원 관련 법률 제·개정 추진,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스마트 생태·역사탐방로 조성 및 운영, 주요 관광거점 연결 친환경 교통수단 마련, 장항 치유의 역사관 건립, 생태관광 온·오프라인 홍보 체계 마련 등을 도출했다. 이와 함께 생태모방연구센터 및 실증화단지 건립, 연안습지연구센터 건립, 해양·생태산업 클러스터링 지원, 장기 체류형 마을 조성, 마을 녹색화 프로젝트 추진, 지역해설사 육성 및 운영 등도 실천사업으로 꺼냈다. 이날 보고에서는 이밖에 국제환경테마특구 기본구상도와 주변 거점 연계도, 세부 공간 구상 등을 제시했다.

이날 용역보고회를 주관한 이우성 부지사는 "서천 브라운필드가 아픈 역사에서 벗어나 지역 성장동력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적의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6월 2차 중간보고회에 이어 8월 최종보고회를 가진 뒤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 이를 내년 대선 공약에 반영토록 추진할 방침이다.














최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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