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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사의를 표명한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쌍용자동차 제공
“임직원 여러분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7일 오전 임원회의를 통해 공식 사의 표명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한 마지막 인사다.
예 대표는 “안타깝게도 신규 투자자 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임박해 또다시 헤쳐나가야 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다소 혼란스럽고 일시적인 고통이 따를 수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일터는 스스로가 지킨다는 먼 안목으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힘을 모아나가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예 대표는 또 임직원들에게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말고, 노사 간 합심을 강조했다. “대주주의 투자계획 철회발표로 인해 회사 생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여 기간 동안 혼란과 어려움을 잘 극복해 왔고,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노사와 전체 임직원이 갈등과 반목보다는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예 대표의 이번 사의 표명은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것이다. 당초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단기회생절차(P플랜)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회생법원에서 정한 보정기한(3월 31일)까지 HAAH로부터 LOI를 받지 못했고, 채권 관련 보정자료만 제출했다. 이로 인해 법원은 1일부터 쌍용차 채권자협의회(대표 채권자 산업은행)와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고,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유력한 투자자였던 HAAH까지 발을 뗀 상황에서 전망은 불투명하다. 법원 측에서 쌍용차의 존속가치가 크다고 판단하면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 등을 통한 정상화 방안이 추진된다. 하지만 청산가치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 쌍용차는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인수·합병(M&A) 시장에 서게 된다. 현재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는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HAAH가 다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회생 개시 결정이 나온 뒤에도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계획을 수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파산 선고가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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