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총선 우세는 점했지만 정권 재창출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이 5일(현지시간) 재개됐다.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재임 기간 뇌물수수ㆍ배임ㆍ사기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잡고 있다. 네타냐후는 되레 “검찰이 쿠데타를 획책하고 있다”며 지지자 결집에 착수했다.
이날 예루살렘법원에서 열린 검찰 측 증인 신문에서 리아르 벤아리 검사는 “총리가 권력을 이용해 일부 언론에 불법적인 이익을 줘 사익을 추구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현지 포털 사이트 ‘왈라’의 일란 예수아 전 최고경영자(CEO)도 네타냐후와 왈라 사주 샤울 엘리노비치로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총리에게 우호적 기사를 쓰거나 정적을 공격하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했지만 첫 증인 신문 전에 법정을 빠져나갔다. 대신 TV 생중계 연설로 검찰을 맹비난했다. 그는 “검찰이 불법적인 수사를 개시했다”면서 “조사도 없이 나를 사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력한 우파 총리를 전복하려는 쿠데타 시도”라며 보수 지지층을 자극하는 발언도 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무죄 주장은 점점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채널13 뉴스는 법무부 당국자들이 “벤아리 검사를 겨냥한 총리의 공격은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경찰 역시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검찰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연설”이라고 우려했다. 경찰은 벤아리 검사에 대한 신변보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재창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내각 구성 권한을 갖고 있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예루살렘 관저에서 주요 13개 정당 대표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에 따르면 리블린 대통령은 네타냐후가 속한 리쿠드당 인사들과 면담하면서 “윤리적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네타냐후 부패 재판이 내각 구성권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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