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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낯선 나라서 힙한 나라로... 매거진 전시로 돌아본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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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낯선 나라서 힙한 나라로... 매거진 전시로 돌아본 과거

입력
2021.04.06 17:26
수정
2021.04.06 18: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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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이태원 '스토리지'서 주요 매거진 전시

1950년대 미국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이 차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라이프지 사진. 현대카드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매거진 콜렉션전'에 전시돼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코로나19를 검사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닮아 있다. 채지선 기자

1950년대 미국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이 차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라이프지 사진. 현대카드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매거진 콜렉션전'에 전시돼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코로나19를 검사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닮아 있다. 채지선 기자


1950년대 외국인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였다.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해온 미국의 시사잡지 ‘라이프’는 당시 한국을 ‘낯선 땅(strange land)’으로 소개했다. 사진 설명에서 한복을 입은 남성에게 기모노를 입었다고 하는 걸 보면, 한국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양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하나의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불과했으리라. 10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해외에선 지금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의 사극 좀비물 ‘킹덤’의 인기로 ‘갓 열풍’이 불고 있다. 한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950년대 한국을 다룬 라이프지 기사. 한국을 '낯선 땅'으로 지칭하고 있다. 채지선 기자

1950년대 한국을 다룬 라이프지 기사. 한국을 '낯선 땅'으로 지칭하고 있다. 채지선 기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 소재 현대카드의 스토리지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라이프지를 비롯해 전권을 소장 중인 세계 유명 매거진들로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매거진 콜렉션’ 전시를 선보였다.

과거와 현재가 중첩돼 보이는 전시물도 흥미롭다. 코로나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장면이 바로 그렇다. 70년 전 미국에서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되면서 백신을 맞기 위해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사진(라이프지)을 보면, 현재의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떠오른다.

1953년 즉위 2년차였던 엘리자베스 2세의 근엄한 표정을 담은 사진. 현대카드는 라이프지가 조명한 대표적 인물 중 국가 리더로서 역할을 한 인물 5명을 선정해 그들과 관련된 사진을 전시 중이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그림이 담긴 잡지를 보면서, 정치인 처칠이 아닌 화가 처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채지선 기자

1953년 즉위 2년차였던 엘리자베스 2세의 근엄한 표정을 담은 사진. 현대카드는 라이프지가 조명한 대표적 인물 중 국가 리더로서 역할을 한 인물 5명을 선정해 그들과 관련된 사진을 전시 중이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그림이 담긴 잡지를 보면서, 정치인 처칠이 아닌 화가 처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채지선 기자


1926년생으로 올해 95세를 맞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주 시절과 즉위 직후 모습도 눈길을 끈다. 흰색 드레스로 한껏 꾸민 공주 시절 사진이 있고, 그 옆으로 여왕이 된 그가 근엄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1953년 서인도대에서 환영사를 하기 직전 여왕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1950~2010년 사이 플레이보이 주요 표지를 볼 수 있는 공간. 전등처럼 보이는 빨간 상자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으면 표지가 보인다. 채지선 기자

1950~2010년 사이 플레이보이 주요 표지를 볼 수 있는 공간. 전등처럼 보이는 빨간 상자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으면 표지가 보인다. 채지선 기자


남성을 위한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의 역사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적이면서도 잘 노는 남성들을 위한 잡지를 표방해온 플레이보이는 명사 인터뷰, SF소설 등을 다루며 단순히 야한 잡지로만 남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인다.

지하로 내려가면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등 라이프지를 시기별로 정리해둔 공간이 나온다. 자신이 태어난 해와 월에 발간된 라이프지를 찾아서 펼쳐볼 수 있다. 바로 옆은 플레이보이 주요 표지를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네모 상자 안으로 고개를 집어넣어 보는 구조여서 ‘후방 주의’가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대중음악 잡지인 롤링스톤 전시공간에서는 대중음악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청음존도 마련돼 있다.

롤링스톤 전시공간 한 켠에 마련된 청음존. 각 시대별 주요 뮤지션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채지선 기자

롤링스톤 전시공간 한 켠에 마련된 청음존. 각 시대별 주요 뮤지션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채지선 기자


한 번쯤 봤을 법한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다. 비틀스 멤버인 존 레논이 총격 사망 몇 시간 전 부인 오노 요코와 함께 촬영한 누드 사진(롤링스톤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휴가 중인 해군 병사와 간호사가 입을 맞추는 사진(라이프지) 등이다.

이 밖에도 탐험, 동물 등을 다룬 ‘내셔널 지오그래픽’, 세계적인 건축 잡지 ‘도무스’ 등을 통해 20세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롤링스톤과 도무스의 전권을 다 보유한 곳은 극히 드물다”며 “역사적으로 의미를 지닌 매거진을 만나고, 각 매거진을 통해 당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관람은 만 19세 이상부터 가능하다. ‘현대카드 DIVE’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볼 수 있다. 비용은 무료다. 전시는 7월 4일까지.

채지선 기자
신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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