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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어른' 채현국 이사장, 마지막 가는 길도 소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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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어른' 채현국 이사장, 마지막 가는 길도 소박했다

입력
2021.04.05 12:19
수정
2021.04.05 12:20
23면
0 0

50여 명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발인식 진행
문 대통령 "재임 중엔 전화도 말자 하셨다" 추모

고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발인식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시스

고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발인식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시스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마지막 가는 길은 나누는 삶을 몸소 실천해온 고인의 발자취처럼 소박했다.

지난 2일 향년 86세로 별세한 채 이사장의 발인식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과 민족미학연구소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오전 9시 열릴 예정이던 발인식은 20분가량 일찍 시작해 9시 10분쯤 마무리됐다. 예식은 봉산탈춤과 살풀이춤 등으로 구성된 진혼굿으로 단출하게 진행됐다. 장지는 충북 음성군 한마음선원이다.

채 이사장의 장례는 사회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이 장례에 대한 유지를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장례를 조용히 치르고 싶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른 것이다. 다만 고인이 생전 민족미학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해온 터라 후배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존중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굿을 치렀다. 민족미학연구소 관계자는 "채 이사장이 살아생전 했던 일을 사회장으로 기려야 하는데 유가족이 조용하게 진행하길 원했다"며 "그냥 보내드리기 아쉬워 진혼굿을 했다"고 설명했다.

채 이사장은 민주화운동을 하며 도피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셋방살이하는 해직기자들에게 집을 사주는 등 독재정권에 맞서는 이들에게 든든한 후원자였다. 부친에게 물려받은 탄광업체를 정리할 때는 10년치 퇴직금을 광부와 동업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 전화를 드렸더니 '대통령 재임 중에는 전화도 하지 말자'고 했던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됐다"며 "채 이사장은 경남 양산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개운중과 효암고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스스로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추모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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