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일과 처음으로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갖기로 했다. 경제와 안보 이슈를 중심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온 일본이 유럽에서도 전방위 외교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 정부는 이달 중순 화상 방식으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일본 측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장관, 독일 측에선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이 참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개최 날짜는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16일을 중심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열린 미일 2+2회의와 마찬가지로, 독일과의 2+2회의에서도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일본이 제창한 다자 전략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제휴나 안보 분야 협력에 대해 협의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의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일본인 납치 문제, 미얀마 군부의 시위 탄압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독일과 일본 양국은 최근 들어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외교·안보 분야의 기밀정보 교환을 가능하도록 하는 정보보호협정을 체결, 곧바로 발효시켰다. 독일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지원하기 위해 올여름 해상자위대 프리깃함(소형 구축함)을 파견할 예정이다. 2+2회의에서는 이 함정의 일본 기항 및 자위대와의 공동훈련을 조율하기로 했다.
앞서 독일은 지난해 9월에 ‘인도·태평양 가이드라인’이란 새 외교전략을 책정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관여를 강화해 왔다. 일본은 “유럽연합(EU)의 핵심국인 독일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EU 내의 이런 움직임을 더욱 촉진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최근 수년 동안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유럽 국가와도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일본은 현재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인도·태평양 국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도 '2+2' 회의체를 가동 중이다. 미 해군과의 합동 훈련에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가 참가하는 공동훈련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부상과 위협으로 유럽 국가들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본과 유럽의 협력은 계속 강화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가 올해 3월 발표한 외교·안보 정책 ‘통합 리뷰’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세계의 지정학적 중심이 되고 있다”고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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