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532만CGT 수주… 전 세계 발주량의 52%?
조선업 호황기 이후 13년 만에 1분기 최대 수주량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작년의 10배에 달하는 수주를 따내며, 조선 업계 호황기였던 2006~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최대 수주량을 기록했다.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대에서 올해는 절반을 넘겼다.
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총 1,024만CGT(표준선 환산톤수·323척)가 발주된 가운데 한국은 532만CGT(126척)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중 55만CGT를 가져가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수주량이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또 14%에 그쳤던 수주 점유율은 올해 1분기 52%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가져간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수주 실적은 조선 호황기인 2006∼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1분기 전 세계 수주 실적 순위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선박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국 조선업 '빅3' 수주 실적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총 68척, 55억 달러(해양플랜트 제외)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의 3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 번에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42척, 51억 달러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벌써 올해 목표인 78억 달러의 65%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0척을 포함해 현재 총 19척(17억9,000만 달러)을 수주해 올해 목표인 77억 달러의 23%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 배경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의 선전을 꼽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발주가 몰린 측면도 있지만 친환경 선박 발주를 원하는 선주들이 잇따라 한국 조선소를 찾고 있다"며 "그 동안의 기술 투자가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 조선업계는 1분기에 발주된 전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560만CGT 중 76%에 해당하는 426만CGT를 수주했다.
클락슨은 올해 세계 선박 발주가 전년 대비 54.1% 많은 3,15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는 당초 전망한 2,380만CGT보다 32.4% 상향조정한 수치"라며 "조선산업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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